가슴 먹먹..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이것뿐이라네… 군인 양반

이 소식은 버스 기사님과 군인의 가슴 먹먹한 사연입니다. 추석 당일 버스 터미널은 고향을 찾는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모두가 제각각 고향을 가기 위해 갈 길이 바빴습니다.

그런데 출발 시간을 10분 남긴 버스 앞에서 한 군인이 안절부절못하며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군인의 군복은 훈련을 그대로 받고 온 것처럼 너저분했으며, 전투화에는 진흙이 잔뜩 묻어 있었습니다.

보통 군인들은 휴가 며칠 전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군복을 다리고 전투화는 거울처럼 얼굴이 보일 정도로 신발을 닦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이 군인의 모습은 어딘가 이상했습니다.

이를 눈여겨본 버스 기사가 군인에게 다가가 물었습니다. “군인 양반, 뭐 두고 내렸어? 아니면 누구를 찾는 거야?

그러자 군인이 절벅한 얼굴로 자초지종을 설명했습니다.


이유는 할머니가 매우 위독하셔서 급하게 청원 휴가를 쓰고 나왔다는 것입니다. 강원도에서 여차저차 서울까지는 어떻게 해서 내려왔는데 기차역에는 표가 전부 매진이고 부랴부랴 버스터미널에 와봤는데 마찬가지로 여기도 매진이라는 것입니다.

군인은 혹시나 남는 좌석이 있을까 하고 아무에게도 이런 사정을 말하지도 못한 채 버스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버스 기사는 군인의 딱한 사정을 듣자..군인에게 “잠시 여기 있어 봐” 잠시 버스로 들어 가게 됩니다. 군인을 기다리게 한 버스 기사는 전 좌석 만석이었던 버스 승객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양해를 구했습니다.


그리고는 군인에게 “일단 여기 타” 하며 운전석 옆 보조석을 내줍니다.


군인은 버스 기사에게 너무 감사한 나머지 주머니에 꼬깃꼬깃한 만 원짜리 두 장을 꺼내며 버스비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지만 버스 기사는 단칼에 잘라 말합니다.

“넣어둬… 집에 갈 때 택시 타고 가.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뿐이다. 군인 양반…”
버스 기사의 신속한 조치로 인해 다행히 군인은 할머니가 계신 곳까지 빠르게 갈 수 있었습니다.

이 따뜻한 사연은 버스 기사님이 한 커뮤니티에 사이트에 글을 올려 크게 이슈가 되었습니다.
버스 기사님은 명절에 나라를 위해서 헌신하는 군인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있어서 너무 뿌듯했다고 전합니다.

“북한의 거듭나는 위협 속에서도 우리가 온 가족과 함께 추석 연휴를 즐길 수 있었던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고 있는 군인들 덕분입니다.

이런 군인들의 헌신에 감사함을 느끼고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관심과 배려를 베푸는 것이 바로 선진국을 만드는 게 아닐까요?”라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말을 전합니다.

그러나 이런 따뜻한 사연으로 훈훈하게 끝날 줄 알았던 이 일은 갑자기 버스 기사님이 곤경에 처하는 일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원 글 또한 삭제하게 됩니다. 이유는 메갈리아, 워마드 유저들의 집단 항의 및 악플 세례 때문이었습니다.

워마드는 여자(woman)와 유목민(nomad)을 합성한 이름으로 극단적 여성우월주의와 남성 혐오를 표방한다는 뜻인데요. 페미니즘 사이트 ‘메갈리아’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혐오와 차별을 되돌려주겠다는 ‘미러링(mirroring)’을 사회 운동 전략으로 삼아 주목받았습니다.

그러나 독립투사 안중근·윤봉길 의사 얼굴에 피눈물 등을 합성해 올리는가 하면 구의역 사고 희생자나 백남기 농민 등 고인을 무분별하게 모독하는 등 수위 높은 글이 올라오면서 문제가 심각해졌습니다.

또한 남성들이 알몸으로 서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모자이크 없이 게재됐고, 회원들은 사진 속 남성들의 신체에 대해 조롱을 퍼붓기도 하며 극단적인 모습으로 점차 변질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지고 있는데요.

이 같은 대표적인 남성 혐오 사이트로 인해 버스 기사님은 매우 곤경에 처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급기야 기사님은 사과문을 개재하며 원글을 삭제했고, 해당 커뮤니티를 접겠다고 선언까지 하게 됩니다.

“제가 잘못한 행동을 했습니다. 특혜를 준 것도 아니고 제 개인적인 행동이었습니다. 악플도 많이 받고 여자 혐오니 뭐니 여자였으면 안 태워줬니 뭐니… 왜 돈을 안 받고 태워줬니…
쪽지들 그만 보내세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이제는 원리 원칙대로 행동하겠습니다.
저 때문에 불쾌하셨던 분들… 죄송합니다.
다음부터는 조용히 넘어가겠습니다. 다시 이런 일이 생겨도 저는 또 태울 겁니다.
대신 그냥 조용히 태울게요…
보배드림(인터넷 커뮤니티) 접습니다. 명절 마무리 잘하세요.”
라는 사과문을 개재하게 됩니다.

기사님은 사과문을 개재하였지만 소신 있는 목소리로 그런 일이 다음에 발생하더라도 다시 태우겠다는 발언을 합니다. 용기 있는 기사님을 응원하며 아직까지 군인에 대한 예우는커녕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나라를 위해 지금도 헌신하는 국군장병들을 조금 더 존중해주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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