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은 요 며칠 월드컵 덕분에 다 함께 울고 웃었는데요.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12년 만에 이룬 16강 진출이라는 기적에 우리 모두 축제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끝까지 좌절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준 우리 태극전사들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이처럼 대한민국 대표팀이 보여준 투지와 용기는 일상에 지친 우리 국민들을 뜨겁게 북돋아 줬는데요.

그런데 최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뜻깊은 교훈을 전해준 반가운 소식이 또 있습니다.
대부분의 관심이 카타르 월드컵에 쏠리고 있는 동안 바로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되는 나라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우승하며 6연패를 달성한 것입니다.

이번 우승이 유난히 뜻깊은 이유가 있는데요. 기적 같았던 대역전승이라는 역대급 명장면을 탄생시켰기 때문입니다.
지난 4일 덴마크의 킨 라스무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제19회 아시아 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연장 혈투를 벌였는데요. 사실 출발은 불안했습니다.
한국은 시작하자마자 일본에 내리 끌려가며 전반전을 10 대 16으로 뒤진 채 마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후반전에서 한국은 힘을 내며 추격에 고삐를 당겼습니다.

배구에 김연경 선수가 있다면 핸드볼에는 류은희 선수가 있다고들 말하는데요. 한국 대표팀 에이스 류은희 선수는 후반 종료 7분을 남기고 7m 던지기로 골을 넣으면서 25 대 25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며 맹추격했습니다.
그전까지 점수가 뒤지고 있었음에도 놀라울 만큼 흔들리지 않고 침착한 모습이었는데요. 이후로는 한 골씩 주고받는 접전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후반 종료 30초 전 일본이 1골 앞선 가운데 류은희 선수가 또 27 대 27 동점을 만들면서 극적으로 연장전에 돌입했습니다. 한국의 기세는 연장전에서도 이어졌는데요.
연장 전반에 류은희 선수가 첫 득점으로 포문을 열며 한국은 이날 경기 들어 처음으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2골 앞선 가운데 시작한 연장 후반에서도 류은희 선수와 센터백 이미경 선수의 득점으로 분위기를 압도하며 결국 최후에는 34 대 29라는 대역전승의 기록을 세웠습니다.

일본은 2004년 이후 18년 만에 아시아선수권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노렸지만, 전반 6골 차 리드를 시키지 못했습니다.
이로써 한국은 2012년 제14회 대회부터 6회 연속 정상에 오르며 핸드볼 최강자기를 입증했습니다. 또한 일본과의 국가대표 경기에서 10년째 승리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대한민국 핸드볼 대표팀인데요.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딛고, 핸드볼 불모지에서 끊임없이 우승하는 우리 선수들이 정말 대단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이날 팀 득점의 절반이 넘는 19골을 혼자 퍼붓고 뒤집는데 1등 공신 역할을 한 MVP 류은희 선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했던 게 결정적이었습니다”라는 소감을 남겼는데요.
역시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인 것 같습니다. 2차전 징크스에서 고전하다가 3차전에서는 역사상 길이 남을 명승부를 보여준 우리 한국 축구대표팀의 짜릿한 16강 진출과 일맥상통하는 원동력입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어떤 사람들은 한국을 벼락치기의 나라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절대 아닙니다.
노력은 항상 해왔고 끝에 가서 비로소 진가를 발휘하는 것이 우리 한국인들인 것입니다. 정상에 다다르기 직전 그 찰나에 큰 도약을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쳐서 한편의 해피엔딩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한국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요즘같이 치열하고 각박한 세상 속 일찍 포기하는 것에 익숙해져 버린 시대에 우리 대한민국 대표팀들이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