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샌다.. 김새.. 일본이 수개월 전부터 다 짜놓은 판에 갑자기 나타난 유명 한국인 한명이 관심 독차지해 일본 찬밥신세

미국 프로농구팀 중에서도 굉장한 실력과 스타성이 넘치는 선수들이 가득한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가치를 지닌 스포츠 구단입니다.

한국에서는 인기가 다소 주춤한 모양새지만 미국 프로농구, 특히 이 팀의 인기는 엄청난 수준인데요. NBA는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프리시즌 공식 경기를 해외에서 개최하곤 합니다.

야후 스포츠 등 다수의 현지 언론은 일본에서의 경기 개최 확정 소식을 전하며, 일본에서 3년 만에 NBA 시범경기가 열리게 됐다는 소식을 구체적으로 전했는데요.

실제로 안타깝게도 미국 프로농구는 늘 한국보다는 일본이나 중국 등 농구 인프라와 시장이 더 큰 이웃 나라에서의 이벤트에 집중하는 모양새였습니다.

사실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수긍이 가는 부분이긴 한데요. 우선 일본은 농구 산업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워싱턴의 하치무라 루이, 토론토의 와타나베 유타 등 NBA 리거를 배출해냈고 이를 바탕으로 자국에서 NBA 경기를 유치하고 일본 회사의 스폰서를 제공받는 등 여러모로 우리나라와 비교되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인데요.

심지어 이번 2연전 경기는 일본에서 열리는 무려 15, 16번째 경기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해외 스타가 한국에 오지 않는다고 부럽다는 것은 아닙니다.

스포츠 종목에 저변 확대 측면에서 한 번씩 빅 이벤트가 펼쳐지면 관심이 쏠리고 돈이 모이고, 선수들의 훈련 기반이 마련되는 등 멋진 선순환이 형성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논리로 올 가을 미국 프로야구 MLB가 올스타 경기를 한국에서 개최할 계획을 구상 중이며, 반대로 한국 프로야구 KBO가 미국에서 개막전을 여는 등의 교류를 준비하고 있는 것인데요.

그런데 일본이 이렇게 모셔 온 NBA 슈퍼스타들의 경기에 등장 하나만으로 김이 새게 만든 한국인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사실 정확히 말하면 모든 화제를 그가 독차지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한 것 같은데요. 당연히 일본 현지 언론들은 마구잡이로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어찌 된 상황인지 살펴보면, 원래부터 자타공인 NBA 팬으로 유명했던 K-팝 아이돌 그룹 BTS의 멤버 슈가가 직접 일본으로 날아가 선수들을 만나고 경기를 직관했던 것인데요.

이번 투어를 기획한 NBA 사무국도 호응해 이들의 만남을 직접 찍어 공식 SNS에 올릴 정도였는데요. BTS 슈가가 선수들이 훈련하던 도쿄의 한 경기장에 들어서자 선수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합니다.

물론 가장 먼저 조명을 받은 것은 스테판 커리와의 만남이었습니다. 커리가 먼저 인사를 건넵니다 “만나게 돼 반갑다. 나와 내 아이들 모든 가족이 당신의 엄청난 팬이다”라고 말입니다.

슈가도 웃으며 “만나게 될 영광이다”라는 등 가벼운 대화를 이어갔고, 서로에게 사인한 유니폼과 BTS 앨범을 선물하며 인증샷을 찍기도 했는데요.

그 뒤에는 선수들이 연예인 기다리듯 플레이 톰슨, 드레이먼드 그린 등 농구 슈퍼스타들이 줄을 서서 그와 인사를 나누려고 대기하고 있는 재밌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 이벤트가 어느 정도 사선의 조율 정도는 됐을지 몰라도 스타 대 스타의 우정으로 이뤄진 조우라는 점입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것처럼 농구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슈가가 자신의 SNS에 골든스테이트 유니폼을 들고 찍은 사진을 올렸고 여기에 커리가 “곧 만나자”고 답을 남기며 이야기가 진행됐던 것인데요.

일본은 이게 아니꼽게 보였던 것 같습니다. 일단 일부 여론도 그다지 고운 시선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일본에서 이뤄지는 이벤트에 한국 연예인이 온다는 게 말이 되냐”
“한국은 늘 저렇게 우리가 만들어 놓은 것을 그대로 베끼거나 가져가려고 한다. 이번 일도 마찬가지다”라는 등 상대할 가치가 없는 비난을 쏟아낸 건데요.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BTS 슈가와 커리 그리고 NBA 사무국은 아랑곳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슈가와의 만남, 경기장 내 포착된 그의 모습, 경기 뒤 커리가 또다시 슈가를 찾아와 자신이 신었던 신발을 선물하는 장면 등 십수개의 포스트를 올리기도 했고, 슈가와 커리는 서로를 태그하며 우정을 재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인들이 입장에서 재주만 곰이 부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러나 이건 프로 스포츠입니다. 어느 나라에서 열렸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스포츠맨십과 프로의식인데요.

미국 프로농구의 시장 확대, 홍보 목적을 고려했을 때 BTS 멤버의 방문은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게다가 그는 개인 자격으로 방문했기 때문에 한국인이 어떻다라는 비난을 하는 것은 전 근대적인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는 모습인데요.

그런데 정작 일본인들조차 더 이상 막연한 비난 세례를 던질 수 없는 일도 일어났습니다. 바로 경기장에서 경기를 직관하던 슈가에게 정체불명의 여성이 다가왔던 건데요.

이 여성은 자신을 소개하며 “굉장한 팬이에요. 이번에 슈가 님이 직접 작곡하고 프로듀싱한 곡인 ‘단풍’은 정말 훌륭한 노래였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녀가 수줍어하며 미소 짓고 악수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여학생 같은 모습이었는데요.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놀라운 정체가 밝혀집니다.

바로 일본 여성 테니스계의 전설이 된 오사카 나오미 선수였습니다.

그녀는 그 자신도 스타임에도 주변의 그 누구도 동행하지 않고 달려와 슈가에게 말을 걸고 인사했던 것입니다. 이들의 훈훈한 만남은 주변의 수많은 카메라에 포착돼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그러자 일본 내 여론은 급속도로 차분해졌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한국을 흉보기 위해 자국 스타까지 포함해 모두를 욕하는 모양새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인데요.

오사카 나오미 선수는 140년이 넘는 테니스 대회 역사상 남녀 통틀어 브랜드 슬럼 우승 4회를 달성한 최초의 아시아 국적 선수입니다.

IT 출신의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흥미로운 배경부터 시작해 일본 오사카시에서 태어났고 일본어가 아주 능숙할 정도이며, 평소에도 일본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 왔기에 자연스레 수많은 일본 팬들의 사랑을 받은 인물이기도 한데요.

그렇다 보니 오사카 선수까지 엮인 이번 해프닝에 대해 더 이상 무분별한 비난을 쏟아낼 수 없는 상황이 됐던 것입니다.

일본 입장에서는 돌아가는 상황이 답답한 것은 맞는듯한데요.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해 일본 내 인프라와 문화적 우수성을 어떻게든 빛나게 만들어 보려던 일본의 노력이 BTS 슈가의 등장으로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 것은 맞으니까요.

일본 전역은 물론이고 전 세계 스포츠와 연예 뉴스에서 ‘일본’이라는 특정성보다는 ‘커리와 슈가의 오사카 만남’이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한국 문화의 높은 위상을 간접적으로 재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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