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튀르키예 대지진의 골든타임이 훌쩍 넘어가며 사망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재 사망자가 3만명에 이르렀는데요.
한편 규모 7.8과 7.6 강진이 연이어 덮친 튀르키예에서 유일하게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은 지역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에르진(Erzin)시 인데요.
인구 4만2000여명의 ‘에르진’시는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10개 주 중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본 하타이주에 있는 도시입니다.
에르진시가 속한 하타이주의 사망자는 최소 3,000명에 달하는데요.
더구나 이곳은 최대 피해 지역인 아다나와도 90㎞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역입니다.

접경국인 시리아까지 강타한 지진이 에르진만 피해갔을 리는 없는데요.
그런데도 4만2,000명의 시민 중에서 사망자도, 중상자도 ‘0명’이라는 건 기적에 가까운 결과라고 볼 수 있는데요.
무슨 이유로 에르진시에서는 이렇게 피해가 없었던 것일까요?
주민들 생명 뿐만 아니라 건물들까지도 무사하게 대지진으로부터 지켜낼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은 바로 불법 건축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은 에르진 시장의 결단력 덕분이었습니다.

엘마소글루 시장이 강조한 것은 단 하나, ‘원칙’이었습니다.
그는 유로뉴스 인터뷰에서 “시장에 당선되자 건축물 관련 민원이 수없이 들어왔다.
수많은 주민들이 자신의 불법 건축 건물에 대해서 예외를 인정해 달라는 취지였다. 나는 원칙대로 ‘절대 안 된다’고만 답했다”고 밝혔는데요.

외케스 엘마소글루 시장은 에르진에선 “인명 피해가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우리는 불법 건축을 한 건도 허용하지 않았다”고 소신을 밝혔습니다.
뿐만 아니라 “강진으로 인해 에르진에선 사망자와 부상자가 없었으며 주택과 건물들도 무너지지 않아 잔해도 없다”고 했는데요.
엘마소글루 시장이 당선된 2019년은 튀르키예에선 내진 규제 강화법이 통과된 직후였습니다.
내진 규제 강화법은 ‘지진 취약 지역의 건축물에 고품질 콘크리트를 사용하고, 이를 철근으로 보강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1999년 북서부 대지진으로 1만7,000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 튀르키예 정부가 내놓은 대책의 ‘최신 보완판’이었는데요.

만약 지진 피해 지역들에서 이 법만 제대로 지켜졌다면, 인명 피해 규모도 지금보다는 적을 수 있었을 텐데요.
엘마소글루 시장은 원칙을 지키지 않은 공무원들을 꾸짖기도 했습니다.
또한 그는 “모든 공무원과 시민은 이제라도 의지를 갖고 건물 검사 시스템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이번 지진에서 교훈을 얻어야만 다시는 이런 대재난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엘마소글루 시장도 지진이 발생하자 집이 심하게 흔들렸고, 가족들과 함께 문으로 달려나와 지진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고 지진 발생 순간을 떠올렸습니다.
엘마소글루 시장은 어떤 방식으로든 불법 건축을 허용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불법 건축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공교롭게도 지진이 발생하기 전 엘마소글루 시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는데요.
“이 나라에 당신만 정직하냐”며 불법 건축을 강경하게 금지하는 자신을 향해 비판하는 여론도 컸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엘마소글루 시장은 이에 굴하지 않고 불법 건축물을 단호히 허용하지 않은 결과가 이번 튀르키예 지진에서 빛을 발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엘마소글루 시장의 소신은 지진의 대참사로부터 주민들의 생명을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그는 “건축과 관련된 방침들은 주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만큼, 정치에 개입시키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그는 강조했는데요.

‘에르진’ 시장의 이번 결정은 한 지역, 한 나라의 통치자의 결정이 이렇게도 중요하다라는 것을 절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현재 골든타임인 72시간이 훌쩍 지났지만, 한 명의 생존자라도 더 구하겠다는 실낱같은 희망으로 현지에선 필사적인 구조작업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전 세계의 많은 나라가 현재 구조 작업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데요. 더 이상 사망자가 발생되지 않도록 희망을 놓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