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 처음 와본 외국인들이 의외로 놀라는 문화가 참 많다고 하는데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풍경, 식당 반찬 무한 리필, 개인 소지품을 두고 자리를 비우는 사람 등등 그중에서도 한국 거주가 몇 년 차 된 외국인들조차 여전히 문화충격이라고 말하는 부분은 한국의 ‘빠른 일 처리 속도’라고 합니다.
해외 커뮤니티에서도 한국 살다 간 외국인들이 자국의 일 처리 속도를 한국과 비교했을 때 나무늘보에 비유하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올 정도인데요.

아직도 행정 처리를 우편으로 주고받는 유럽은 특히나 더 악명 높습니다.
이에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복잡한 행정 처리 절차를 간소화하는 개혁을 추진을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비효율적인 일 처리에 진절머리를 내온 프랑스인들 사이에서는 열렬히 환영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프랑스는 이 고질적인 문제에 대한 체질 개혁이 아주 절실한 상황입니다. 핸드폰 번호 한번 인증하려면 사이트에 번호를 기입한 다음, 부여받은 인증번호를 이메일도 아니고 진짜 우편으로 받아서 홈페이지에 기입해야 하는데요.

요즘 같은 시대에 편지로 저러다니, 이것은 비단 프랑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유럽 전체가 다 이런 상황인데요.
심지어 극강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독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한국의 은행을 방문한 14년차 독일 은행원이 큰 충격을 받는 일이 있었다는데요.

우선 그녀는 은행에 여러 대 있는 ATM 기계에서부터 놀랐습니다. 한국은 편의점에서도 볼 수 있는 ATM기를 보고 독일은 많이 없다며 정말 신기해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직접 가서 민원을 볼 수 있는 은행 창구도 많은 한국인데요. 그런데 이 독일인은 여기서 의외의 부분에 주목했는데요. 바로 가까이 붙어 있는 창구 간격이었습니다.

개인정보에 예민하고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독일인들은 이런 경우 옆 사람이 내가 말하는 소리를 들을까 봐 별로 안 좋아하는데, 한국은 은행 창구가 가까이 붙어있어서 신기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아마 다름 아닌 한국인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국인들은 사실 은행에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무슨 얘기를 하든 관심이 없습니다. 일단 내 볼일부터 빨리빨리 처리하고 가야 하니까 옆자리 얘기를 들을 시간도 생각도 없는데요.

게다가 한국은 창구에서 옆 사람과 붙어 있어도, 가령 비밀번호는 음성으로 확인하지 않고 기기에 입력한다든지 하는 방식을 이용하여 보안에 관한 사항은 또 철저하게 지킵니다.

아마 이러한 성향으로부터 한국과 독일의 문화 차이가 생기는 것 같은데요. 독일인이 말하는 한국은행만의 차별점은 또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은행원 한 명이 여러 가지 업무를 다 처리할 수 있기에 계좌개설과 계좌이체가 동시에 필요한 고객도 한 번에 볼일을 다 볼 수 있어 빨리빨리 끝날 수 있지만, 독일은 은행원 각 각 맡은 일이 다르기에 동시에 은행 업무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한국인 입장에서는 잘 이해가 안 되는 시스템을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은행에 들어가면 터치스크린으로 어떤 업무를 볼 건지 선택하고 번호표를 받는데요.
번호표를 받으면 앞에 대기가 몇 명이 있는지 볼 수도 있고 남은 대기 시간을 파악해서 기다리다가 빨리 화장실을 갔다 오거나 잠깐 편의점을 다녀오는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이런 시스템 덕분에 내 시간도 효율적으로 쓸 수 있었다고 좋아하는 외국인들 많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효율성이 드러나는 부분이 또 있었습니다.

한국은 최신 기계가 나오면 최대한 활용하는 테크놀로지의 나라라고들 말하는데요. 빽빽한 서류 대신 태블릿으로 업무를 보면 종이도 아낄 수 있고, 화면을 확대할 수도 있어서 눈이 잘 안 보이는 어르신들에게도 훨씬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한국은 옛날 방식도 유지되면서 현대적이라고 칭찬하는 독일인 은행원은 “한국은 이게 가능한데 독일은 대체 뭐가 문제일까”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핸드폰 은행 어플로 간편하게 업무를 볼 수 있지만, 또 직접 찾아갈 수 있는 지점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보니 기계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 고객들에게도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당연하게 여기고 있던 점들을 신기하다고 말하는 외국인들을 통해서 우리나라 은행 업무가 말도 안 되게 편리하다는 점과 평소에 딱히 생각해 본 적 없던 혜택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데요.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는 은행 전산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신속하고 편리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사소한 부분들 하나하나 일상생활을 지금보다 더 편하게 만드는 한국의 사고방식 덕분에 카페 진동벨, 식당 테이블 벨 같은 것들도 그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 때문에 한국에서 살다 간 외국인들이 전 세계 어디를 가도 한국만큼 편한 곳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