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길에 모두 한국 구호대 눈물바다” 걱정마세요 또 구하러 갈 겁니다 절실히 필요한 걸 보내는 한국에 연일 감동하는 튀르키예

튀르키예에 파견된 한국구호대 1진은 튀르키예 동남부 아다나에서 2진과 교대한 뒤 지난 18일 귀국했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해외 긴급구호대(KDRT) 1진이 귀환을 위해 탑승한 비행기 내에서 깜짝 감사 영상을 전달했다는 소식이 튀르키예 국영 방송 TRT 하베르을 통해 전해졌는데요.

‘한국-튀르키예 연대 플랫폼’ 소속 튀르키예 회원들은 한국어로 “우리가 가장 필요할 때 대한민국 구조대가 와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당신들은 우리 민족을 구하기 위해 뛰어난 구조견과 구호대원들은 목숨을 걸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애써줬습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오랜 세월 형제 국가였습니다. 당신들이 흘린 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나라에 도움을 주신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구호대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며 인사를 전했습니다.

영상은 “언젠가 모두 같이 만나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마무리됐으며, 이에 우리 구호대는 끝내 눈물을 보이며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현재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일어난 대지진으로 인해 사망자 수가 4만 6천여명을 넘어선 가운데 전 세계에서 이들을 돕기 위한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튀르키예는 전 세계서 전해지는 도움의 손길에 진정으로 감사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온정의 손길 속에서도 일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건도 있었는데요.

지진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보내온 구호 물품 박스 안에 하이힐, 이브닝드레스, 다 떨어진 운동화 등이 들어있는 상자들이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지진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살아남은 사람들도 추위와 질병, 두려움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이런 지역에 하이힐이 웬 말이며 다 떨어진 운동화를 보내는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들일까요..

구호물품이라면 적어도 재난지역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물건을 보내야지 버리고 싶은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현지에서는 불필요한 물건들이 너무 많이 와서 처분하느라 더 힘이 드는 지경이라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튀르키예인들이 가장 처치 곤란이라고 말하는 품목은 다름 아닌 일본에서 보낸 ‘종이’학입니다.

지난 11일 주일 튀르키예대사관은 일본의 시민들에게 ‘일본의 지원에 감사하다’면서도 ‘하지만 종이학을 보내는 건 곤란하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에도 일본인들은 대사관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종이학을 전달했습니다.

일본에서는 1000마리의 종이학이 행운을 가져다주고 아픈 사람의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인데요.

좋은 마음으로 보낸 종이학이 뭐 그렇게 큰 문제가 될까 싶지만, 그런데 그 양이 처치 곤란 짐덩이 정도의 어마어마한 종이학 무더기이기 때문입니다.

종이학 무더기를 본 누리꾼들은 ‘저런 걸 수송하는데에도 현지에서 소중한 인력이 소요된다. 저런 거 접을 시간에 차라리 아르바이트를 내서 구호물자나 성금을 보내라’라는 등의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더구나 지금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빵과 약, 텐트와 방한용품이 필요한 시기에 종이학이라니, 일본 내부에서조차 눈치가 없다는 반응입니다.

일본 내에서조차 ‘1000마리의 종이학을 보내주는게 심신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빵과 물도 없는 지금 같은 시기에 1000마리의 종이학을 재난 현장에 보내는 것은 처치 곤란일 뿐이다. 민폐다’라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주일본 튀르키예 대사관에서 종이학 좀 보내지 말라고 공식적으로 요구할 정도이니 오죽했을까 싶은데요.

하지만 한국은 달랐습니다.

튀르키예로 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한국의 구호 물품들이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이 지정한 인천 중구의 2000평 물류센터를 꽉 채우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관계자와 튀르키예 봉사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구호 물품의 분류작업이 이루어지는데요.

시민들이 구호 물품을 가지고 도착할 때마다 튀르키예 자원봉사자들은 한달음에 달려가 상자를 나릅니다.

튀르키예인들은 “예상치 않은 상황에 이렇게 많은 도움이 올 줄 몰랐다. 감동 받았다”라고 말합니다.

전국에서 모여든 온정의 손길은 그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이지만, 모든 상자에는 큼지막하게 ‘튀르키예 가는 구호 물품’이라는 영어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한국은 이렇게 전국에서 보내온 후원 물품과 구호 물품을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이 지정한 공식 물류센터로 보내고 이곳에서 물건을 선별하는 과정을 거쳐서 구호 물품을 보내고 있습니다.

즉, 한국에서 보내는 구호물자들은 일본과 달리 종이학이나 하이힐, 수영복 같은 불필요한 물건은 들어온다 해도 한번 걸러지는 것입니다.

분류 현장에는 튀르키예 자원봉사자들이 종교적인 이유로 튀르키예 보내서는 안 되는 돼지고기가 들어간 햄이나 통조림을 제외하고 재사용 불가능한 중고 물품이 있으면 골라냅니다.

일손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이들은 밤낮 없이 고국에 물품을 하나라도 더 보내기 위해 분류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물류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우체국과 택배사 등을 통해 매일 50톤의 구호 물품이 이들 물류센터로 들어오고 있으며, 직접 물류센터를 찾아 물품을 건네는 시민들도 있는데요.

서울 동대문에서 30년째 옷장사를 한 박모씨는 새 겨울옷 수백 장을 보따리째 차에 실어왔습니다.

이렇게 창고에 쌓인 구호 물품들은 순서대로 매일 여객기 한 대가 떠나는데 최대 적재량은 15톤 정도입니다.

게다가 얼마 전 한국 기업이 튀르키예 현지에서 가장 필요한 물품을 후원하기로 결정하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코오롱은 현지에서 가장 시급하게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바로 이재민 거주시설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텐트, 방수매트, 냉기차단 폼 매트 등과 피해 주민들의 탄수화물 공급 및 피로회복을 돕기 위한 7000만원 상당의 에너지 보충제를 비롯해 총 3억 3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긴급 지원할 예정입니다.

특히 코오롱의 텐트와 침낭은 고품질로 유명하기 때문에 열악한 튀르키예 현지 환경에서 엄청난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국은 이처럼 튀르키예가 공식적으로 요청한 구호 물품에 맞추어 물품을 보내려 애쓰고 있는데요.

지난주 전 세계 SNS에 ‘현지 물류대란 탓에 물품을 보내도 쓰레기로 불태워질 가능성이 크다’는 글이 확산됐습니다.

그러자 튀르키예 측은 이 소문에 대해 곧바로 입장을 발표했는데요.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은 직접 “한국에서 오는 물품은 수많은 생명을 구하고 희망이 된다는 것을 믿어달라”라는 공지를 올렸습니다.

한국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물품만 보냈기 때문에 불태워질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언급한 것입니다.

튀르키예 대사관은 “현재 지진으로 집을 잃은 사람이 많아 옷보다는 텐트, 이불, 전기히터, 침낭 등이 더 필요한 상황이며 위생 문제도 있어 손소독제, 마스크, 물티슈, 기저귀, 생리대 등 위생용품도 보내주시면 감사하다”고 전했습니다.

“중고 물품도 세척과 소독 이후 현장에서 배분할 수 있지만, 현지 상황은 이런 작업을 하기 여의치 않기 때문에 새 물건을 보내는 게 당장 도움이 된다”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한국은 긴급구호대 2진 21명은 민관 합동팀으로 의료팀과 긴급구호단체 인원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사고 후 시간이 많이 지난 만큼 이제는 생존자 탐색 및 구조작업에서 이재민 구호 및 재건 단계로 전환하는 상황을 고려한 것입니다.

한국의 긴급부호대 2진은 텐트 1030동과 담요 3260장, 침낭 2200장 등의 총 55톤 상당의 구호물품도 튀르키예 전달했는데요.

이렇게 피해 지역 주민들이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 것을 전달하는 것이 바로 구호의 첫 번째 조건이자 기본 아닐까 싶은데요.

지금 당장은 또 하나의 짐이 될 뿐 도움이 될 수 없는 종이학 같은 거 말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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