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국 시장이 장악했다” 1년 만에 무려 1조 538억원 규모!! 밀고 들어오는 한국산업에 일본 대표 시장 흔들

일본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과는 별개로 어린 시절 즐겨보던 일본 만화 한편쯤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드래곤볼, 슬램덩크, 짱구는 못말려, 명탐정 코난 등은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 일본 만화의 우수성을 알렸습니다.

그러나 영원할 것 같았던 일본의 망가 시장이 최근 급격하게 흔들거리고 있는데요.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시대가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의 보급화는 웹 콘텐츠의 부흥을 불러왔습니다.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으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자 사용자가 웹 콘텐츠를 향유하는 시간은 길어졌고 더 다양한 콘텐츠가 생겨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변하는 시대에 빨리 적응하지 못하는 아날로그 국가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MP3라는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었음에도 워크맨의 영광을 잊지 못해 변화에 뒤처졌고,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해 그려둔 수제 그래프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는데요.

한때 세계 2위까지 올라섰던 선진국이 맞나 싶을 만큼 일본은 변화에 뒤처진 것입니다. 이런 상황은 만화 업계에서도 발견되는데요.

굳이 만화책을 빌리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는 세상이 열렸음에도 이에 적응하지 못해 한국산 웹툰에게 그 자리를 내주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22년 12월 10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망가가 디지털 시대에 맞춰 등장한 한국 웹툰에 가려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이태원 클라스 같은 한국 웹툰들이 속속 일본 독자들을 끌어들일 때 1960년대 이후 변화 없이 예전 방식을 고수해온 일본 망가 산업의 보수적인 구조가 이런 대조적인 상황을 비전했다”고 지적했고, “망가의 전개 구조는 일본인과 한국인, 그리고 서구에서는 ‘덕후들’ 정도만 익숙한 데 비해 웹툰은 읽기가 훨씬 쉽고 직관적인 점도 웹툰 시장이 고속 성장할 수 있던 비결”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웹툰은 넷플릭스 드라마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오징어 게임이나 BTS처럼 혁신과 스마트 마케팅의 덕을 봤다”면서 “한국의 성공을 따라 하려는 일본 정부의 대외문화정책 ‘쿨 재팬’은 실패작이 됐으며, 조만간 버려질 수도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쿨 재팬’이란 일본이 문화콘텐츠 진흥을 통해 경제발전의 추진력을 얻으려는 계획이었는데요. 쿨 재팬의 성공을 위해서는 우선 일본 문화의 매력을 해외 어필하고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이를 통해 일본으로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쿨 재팬 정책보고서’에서 언급하는 해외의 범위가 고작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과 같은 동남아시아로 아시아에서 가장 큰 시장인 한국과 중국에 빠져 있습니다.

왜냐면 일본이 쿨 재팬 정책을 추진하게 된 계기가 한국의 한류를 통해서 힌트를 얻었기 때문인데요.

일본 문화의 매력을 해외에 어필하고,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이를 통해 일본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것에서 국가 이름만 한국으로 바꾸면 우리가 한류를 통해 경험한 그 현상입니다.

결과적으로 쿨 재팬은 실패한 전략이 됐는데요.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망가에는 여전히 강점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망가의 장점은 복잡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정교한 구조와 섬세한 그림에 있다”면서 “이러한 강점이 일본 내 독자들을 잡아두면서 망가의 애니메이션화나 연관상품 개발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몇몇 성공 사례 때문에 출판사들이 변화에 대한 동기부여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실 현재도 일본 작가들은 흑백의 단행본 출판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인공의 땀방울까지 세밀하게 그려내는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이 오히려 신세대 독자층의 속도감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탄탄한 일본 내 마니아층이 유지되다 보니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작가도 많은데요. 과거의 강점들이 망가 산업의 혁신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편 일본의 망가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웹툰은 인터넷에 발달, 기존 만화책 시장의 변화를 감지하고 재빨리 웹툰 시장을 선점했고 또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 인기가 웹툰 그 자체에서만 멈추지도 않습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및 영화가 지속적으로 제작되면서 그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문학자들 사이에서는 웹툰을 하나의 학문으로 평가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고, 프랑스 명문 경영대학원 ‘인시아드’는 블루오션 전략 연구소를 통해 ‘혁신적 스토리텔링-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어떻게 만화 시장을 변화시켰나’라는 교재를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인시아드는 한국의 웹툰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로 “만화를 보지 않던 이용자들까지 독자로 유입시키며 시장을 개척하고 이용자와 창작자가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생태계를 구축한 것”을 꼽았습니다.

또 한 전문가는 상상력을 꼽았는데요. 카메라에 잡혀야 하는 모습을 고민해야 하는 드라마 대본과는 달리, 웹툰은 그려낼 수만 있다면 한계 없이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작가가 만들어 놓은 틀에 독자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작가와 독자들이 소통하며 함께 이야기를 만들면서 독자들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2020년 한국의 웹툰 시장 규모는 1조 538억원으로 1년 만에 무려 65% 성장했습니다. 1조 달러를 넘는 거대한 산업으로 자리 잡았지만 불안한 부분이 없지는 않습니다.

산업연구원은 2022년 11월 30일 발간한 ‘K-웹툰 산업의 지식재산권 확대와 글로벌 진출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은 웹툰 산업의 종주국”이라면 “새로운 장르로 세계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업계가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체계적인 지원과 웹툰 산업 특성에 맞는 법적 기반 마련, 웹툰 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최근 카카오는 “중국에서 퍼간 웹툰 및 웹소설 등 불법 유통물 104만 건을 찾아내 삭제했다”고 밝힌 만큼 저작권에 대한 보호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창작가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방해하지만 않는다면 한국이 웹툰이라는 장르로 또 한 번 세계 시장에서 문화강국의 위상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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