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의료 수준이 가장 뛰어났습니다” 최근 아랍에미리트 국가 코로나19 임상 관리위원회 의장의 발언이 연일 아랍권에서 화제입니다.
이 직책을 맡은 여성의 이름은 아부다비 태생의 나왈 알 카비 박사. 그녀는 여의사로서는 최초로 코로나 위원회 의장의 자리에 오른 뛰어난 재원으로써 해외에서도 그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녀는 젊은 시절 캐나다 왕립 의과대학, 캐나다 오타와 대학교에서 각각 수아과 펠로우, 감염 통제 펠로우를 수련했으며, 하버드 대학에서도 글로벌 연구 교육을 받는 등 해외의 일류 의과대학과 유명한 병원들에서 경험을 쌓았는데요.
이외에도 의료 기술 발전의 일환으로써 국책 중 하나인 해외 병원을 방문해서 참관하는 실습에도 빠짐없이 참석해 왔기 때문에 그녀는 세계 곳곳의 의료 수준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수많은 해외 경험을 가진 그녀에게 아랍에미리트 방송국에서 가장 뛰어난 의료 시설과 기술을 갖춘 곳이 어디냐고 묻자, “종합적으로 평가했을 때 가장 나은 곳은 한국이었습니다. 제가 해외 내로라하는 병원들도 다 다녀봤지만 한국병원만 한 곳이 없더군요”
“물론 저도 한국병원을 전부 다 보지 않았기 때문에 평균적인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으나, 적어도 한국에서 수준 높다고 평가받는 병원들은 해외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봐도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당연히 미국이나 캐나다, 혹은 유럽의 선진국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던 시청자들과 방송 관계자들은 그녀의 발언에 매우 놀랐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그녀는 과거 갑상선암 판정을 받았을 당시 지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국 병원에서 수술을 받겠다며 고집을 부렸다고 합니다.
주변 사람들은 “왜 한국이냐?”면서 미국을 갈 것을 권했으나, 끝까지 의견을 굽히지 않고 서울대 병원에서 수술받았습니다.

나왈 알 카비 박사는 이후에도 “큰 병이 있으면 한국에 가서 수술받아라”고 사람들에게 권유할 정도라는데요.
이처럼 최근 몇 년 사이 대한민국 의료계의 위상은 큰 변화의 국면을 맞았습니다. 최근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의료 수준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라고 극찬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의료 서비스의 질과 효율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회피 가능 사망률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효과적인 보건 정책 및 의료 서비스를 통해 예방하거나 피할 수 있는 사망을 의미합니다.

OECD의 평균은 인구 10만명당 199.7명이지만, 한국은 144.0명으로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의료 수준이 높다고 평가받는 국가들보다 더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암 관리 의료 질에 대한 평가를 보면 더욱더 뚜렷한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대표적인 암 7가지의 생존율 항목에서, 6개가 OECD의 평균보다 높고, 미국, 프랑스, 독일과의 비교에서는 최소 5개 항목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5년간 생존율이 29.6%로 낮은 편에 속하는 위암 생존율은, 우리나라에서는 무려 68.9%의 생존율을 보이고 있어 어마어마한 격차를 보였습니다.

더 흥미롭게 봐야 할 부분은 의료서비스에 대한 평가입니다. 아무리 의학 기술의 수준이 높아도 일반 국민이 의료 서비스를 제대로 누릴 수 없다면 말짱 도루묵인데요. 그래서 OECD에서는 1인당 의사 상담 건수와 예정 수술의 대기 시간까지 꼼꼼히 분석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1인당 의사 상담 건수는 연간 17.2회로, OECD 국가 중 최대 수치이며, 백내장 수술에서는 평균 대기 일이 0일이라는 충격적인 수치를 기록하며 전 세계인들을 경악시켰다는데요.
한국에서는 나이 든 노인들의 백내장 수술이 흔하기 때문에 그게 대체 뭐가 놀랄 일이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OECD 상위 16개국의 평균 백내장 수술 대기일은 무려 129일입니다. 노인에 대한 복지 제도가 좋다고 알려진 스웨덴 48일, 노르웨이 108일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인데요.

다른 나라에서는 전문의와 상담 약속을 잡는 데만 해도 길면 수십 일의 기간이 소요되고 수술 날짜를 잡는 데는 더 많은 시일이 걸립니다.
나와 알 카비 박사가 맨 처음 한국병원에 흥미를 가지게 된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그녀는 미국 유학 당시 우연히 알게 된 한국인 여행객과 대화를 나누었는데 한국인 여행객은 ”자기가 다니는 한국 병원이 실력은 좋은데 대기시간이 길어서 짜증 난다. 가면 무슨 2시간이나 기다려야 하고 원장님 진료는 예약받아야 한다면서 며칠씩 기다려야 한다”는 불평했습니다.

그러나 이 말을 들은 그녀는 혼란스러웠습니다. 전문의 진료를 받는 데만 해도 2~3주 이상 걸리는 것이 선진국에서도 흔하다고 여기던 그녀에게 고작 2시간 기다렸다고 짜증 내고 며칠 뒤에 예약을 잡았다고 짜증 부리는 한국인 여행객은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인데요.
여행객의 반응을 무척 의아하게 생각했던 그녀는 친분이 있던 의사에게 이 에피소드를 들려줬습니다. 그러자 그 의사는 “한국에서는 전문의 진료나 수술을 받는데 대기 시간이 정말 짧다. 그 관광객이 짜증 낸 것은 한국 기준에서는 길다고 생각해서 말한 것이다”라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의사의 말을 듣고 충격을 먹은 그녀는 한국의 의료 수준의 대해 큰 관심을 갖게 되었고 언젠가 자신에게도 기회가 생기면 한국 병원에 직접 참관해 보리라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는데요.

그리고 2011년 그녀에게 드디어 한국행의 기회가 생깁니다. 그녀는 횡문근육종에 걸린 아부다비 어린이의 메디컬 에스코트 자격으로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방문하게 되었는데요.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소아 환자였기 때문에 자국에서 치료하는 것보다는 세계적인 수준의 아동 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 당국이 그녀와 어린이를 한국에 보낸 것입니다.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횡문근육종/연부 육종 클리닉은 환자 비중에서 소아의 비율이 높은 만큼 가능하면 비수술적인 치료를 지양하고 꼭 수술해야 하는 생황에선 환자의 몸에 영향을 주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절개 대신 복강경적 수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복강경 수술 분야에 있어 한국은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세계 최고라고 알려진 존스홉킨스 병원의 외과 교수가 직접 복강경 수술을 배우러 한국에 찾으러 올 정도입니다.
하지만 처음 서울대 어린이병원으로부터 복강경 수술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녀는 걱정했습니다. 보통 성인에 비해 복부 공간이 훨씬 작기 때문에 섬세한 수술 기술을 요구하는 소아 환자에게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는 병원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복강경 수술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고, 참관인 자격으로 직접 수술의 참여하여 그 광경을 지켜본 나왈 알 카비 박사는 한국 아동 병원 의사들의 실력과 최첨단 장비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고 합니다.

안심한 그녀가 어린이 환자의 경과를 지켜보는 와중 한국인 의사로부터 건강검진 받아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게 됐습니다.
다른 병원에서 무료 건강검진 프로모션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한국 의료 서비스에 관심 많은 그녀가 받아보면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는데요.
그녀는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여 검진받았는데, 검진 결과 갑상선에 이상이 있다면서 당장 종합병원에서 검사받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조직 검사를 받은 그녀는 갑상선암 소견을 받았고, 소식을 전해 들은 관계자들과 지인들은 그녀에게 미국에 갈 것을 권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자신의 눈으로 한국의 세계적인 의료 수준을 확인한 그녀는 “한국에서 치료를 받겠다”고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결국 그녀의 서울대학교병원 외과 이규언 교수에게 성공적으로 수술받았고, 무려 3일 만에 퇴원 했는데요.

나왈 알 카비 박사의 일화는 국내와 해외를 비롯한 각종 의학 매거진 기사에 실리면서 전세계에 한국 의료기술과 서비스 수준을 알렸습니다.
현재도 나왈 알 카비 박사는 인터뷰나 해외 세미나에서도 한국 병원을 입이 마르고 닳도록 언급하며 한국 의료 신봉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