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왕의 한국,일본 관련 비밀문서 공개에 세계언론 주목 일본 정부 입장 발표에 왕실 분노

9월 19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이 거행되었습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전 세계의 국가 원수 및 고위 인사 2000여 명이 참석해 세기의 장례식이라 불릴 만큼 모든 시선이 런던에 쏠렸는데요.

장례식 당일이 유엔 총회 개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모였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영향력을 미쳤던 여왕의 존재감을 마지막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전 세계에 추모를 받는 여왕과 달리 영국 왕실의 사정은 그렇게 좋지 못한데요. 찰스 3세는 즉위만 했을 뿐이지 대관식은 내년 봄에나 열릴 예정이며, 엘리자베스 여왕의 국장이 아직 완전히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국내외로 왕실 폐지론이 무수히 쏟아지자 왕실 역시 혼란스러운 모습입니다.

‘투명한 군주제’를 내세우며 찰스 3세는 영국 역사상 처음으로 즉위식을 전 세계에 생중계하며, 왕실의 이미지를 대중과 가깝게 만들려고 했으나, 왕세자 시절부터 숱한 사고로 영국 국민들에게 받았던 비난의 시선을 회복할 수는 없었는데요.

심지어 인도 이코노믹타임스의 분석에 의하면 장례식과 찰스 3세의 대관식 비용 추산만 무려 9조 원으로 최악으로 치닫는 경제 상황 속에서 고생하는 영국 국민들 입장에선 “꼭 이 상황에 천문학적 세금을 써야 하나”라며 싸늘한 여론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오죽하면 얼마 전, 서명 도중 찰스 3세가 펜 문제로 짜증을 부리자 전 세계에서 ‘짜증왕 찰스’라며 부정적인 기사가 쏟아졌는데요. 이후 사실은 격식에 맞지 않는 의전 문제로 그럴만했다는 여론이 나왔지만, 그만큼 영국 국왕의 실수 하나가 왕실의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셈입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최근 다시 한번 왕실에 대해 좋은 평가를 쌓을 기회가 나왔습니다. 왕실 및 의회에서 여왕을 추모하는 행사가 계속해서 진행되는 가운데 여왕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추측되는 일기형식 회고록이 공개된 것인데요.

문제는 해당 문서에 담긴 내용입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일본의 상왕인 아키히토와의 대담 내용이었는데요.

지난 1998년 5월, 영국 왕실 연회에 참석한 아키히토 일왕이 여왕과 환담을 나누었을 당시 내용으로 추정되는데요. 여기서 일왕은 일본의 과오에 반성하며, 식민지였던 한국에 제대로 사죄함으로써 동북아 평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이에 엘리자베스 여왕 역시 대단히 공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본래 여왕은 항상 세계 평화와 자유를 강조해 존경을 받아온 인물입니다.

2차 대전 당시에는 장교로 복무하며 직접 추축국과 맞섰던 만큼 아키히토 일왕의 의견에 더욱 공감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무엇보다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은 여기서 일왕의 왕가가 백제의 후손이라 밝혔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면서도 “왕가의 후손들이 이를 제대로 직시했으면 한다”라며 진심을 전했는데요.

보통 왕가에서 혈통 문제는 가장 중요시되는 사항으로, 이를 양심적으로 밝힌 아키히토에게 여왕은 매우 감탄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자 주요 외신들은 대담 내용의 진위에 대해 분석하며, 두 국왕의 태도에 높은 평가를 보냈습니다.

BBC는 “일본 내 수많은 우익세력이 있음에도 소신대로 행동했던 일왕의 태도가 놀랍다” “여왕 역시 그 누구보다 평화 연대를 강조했던 만큼, 두 국왕은 깊은 친분을 나눌 수밖에 없었다”

가디언은 “이 문서로 인해 일본 내에서 왕가의 혈통 문제를 두고 다시 한번 진통을 겪을 것” 등등 두 국왕에 대한 호평과 일본 상황에 대한 예측을 내놓았는데요.

그리고 그 예측대로 난리가 난 것은 일본 정부입니다. 심지어 이미 현 일왕 부부는 9월 17일에 출국해 장례식에 참석한 상황이었는데요. 여기서 엘리자베스 여왕과 선왕 간의 호평받는 대담 내용이 나오니, 뭐라 대응하기도 힘든 난제에 빠졌습니다.

게다가 9월 27일은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을 앞두고 있어 더욱 속이 터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 국민들의 반발을 무시해가며 국장을 실시해, 세계 정상들과 ‘조문외교’를 펼치겠다며 온갖 선전을 뿌린 일본 정부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급작스러운 여왕의 서거로 아베의 국장은 완전히 묻힌 데다가, 일본 왕가의 혈통 문제까지 다시 떠오르니 악재에 악재가 겹친 셈입니다.

이에 일본 정부는 ‘두 선왕의 깊은 우정에 존경을 표하나, 일본 전체의 입장과는 상반된 다소 와전된 이야기로 보인다’라며 입장을 밝혔는데요. 하지만 일본 정부가 대놓고 여왕의 대담 내용을 깎아내리고 부정하자 양측 왕실은 분노하는데요.

영국 왕실은 “여왕의 기록이 조작되었다”라는 의미냐며 대놓고 불쾌감을 드러냈으며, 법적으로 외부 활동을 못 하는 아키히토 선왕조차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라는 의향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아키히토는 여왕과의 대담 외에도 과거 자신의 생일에서 백제왕의 후손임을 밝히거나 고구려 왕족의 신사를 참배하는 행적을 보여왔습니다. 그만큼 일본 왕가의 진실을 밝히려 노력하고 일본의 전쟁 책임 문제에 반성을 해왔던 인물인데요.

서거한 여왕만큼이나 고령인 아키히토 선왕이 생전에 다시 한번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행동할지 시선이 모이고 있습니다.

아키히토 선왕의 주장은 단순히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실제로 백제 유민들은 일본으로 건너가 일왕가의 선조들과 깊은 연관을 맺었으며, 사실상 일본국의 성립과 급속한 발전의 주축이었는데요.

역사 왜곡을 일삼고 보통 국가화를 노리는 일본 정부 및 우익 세력에게 있어 이와 같은 진실은 악몽 그 자체인데요. 난데없이 엘리자베스 여왕의 장례식 과정에서 해당 문제가 다시금 부상한 것입니다. 이후 일본 집권 세력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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