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굴욕외교 필요 없다.
한국은 한일관계가 지금처럼 유지되어도 큰 타격이 없다
지난 15일 한국 대통령실은 한미 정상회담은 물론, 일본과의 정상회담도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한민국 국민들은 현재 자국 주의 행보를 내세우면서 한국의 핵심 기업에 엄청난 타격을 준 바이든과의 회담을 통해 우리 기업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방안이 나올 수 있길 간절히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본 측에서 한국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 상당한 불쾌감을 표했고 두 정상이 만나기 이전까지도 계속해서 한국과의 정상회담은 절대로 없다라고 언론을 통해 밝혔는데요. 이후 어쨌거나 두 정상의 만남은 성사되었습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미국 뉴욕에서 21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약식 회담이 열린 배경과 뒷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기시다 총리 측에 따르면 한국 정부로부터 만나고 싶다는 요청이 여러 번 왔고, 일본 측이 이 시간과 장소가 아니면 무리다. 그래도 온다면 만나겠다는 입장을 전 합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이 뉴욕에 있는 UN 일본 대표부 건물에 방문하는 것으로 만남이 성사됐다고 합니다.

대화는 약 30분간 이어졌고, 일본 측 참석자는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별말이 없는 기시다 총리를 앞에 두고 윤 대통령이 열심히 말을 했다’라며 윤 대통령은 회담이 단시간에 끝나지 않게 하려는 듯 조금이라도 시간을 끌려고 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성과가 없는데 만나고 싶다고 하니 이쪽은 만나지 않아도 되는데 만났다면서 ‘한국이 일본에 빚을 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기시다 총리는 회담 후 측근들에게 한국도 의혹은 있다면서 앞으로는 어떻게 할지 솜씨를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아사히 신문은 절대 만나지 않겠다라고 말했던 기시다 총리가 간담에 응한 것은 한국 측의 자세를 일정 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한일 간 관계 개선이 시급해야 할 쪽은 한국이 아닌 일본이라는 분석입니다.
얼마 전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을 걱정하던 일본의 기시다 지지율이 20%대에 진입하며, 매일같이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일본 정치계에서는 지지율이 낮을 경우 일본은 한국보다 강하다라며 한국 때리기와 견제 정책을 통해지지 세력의 호응을 이끌어왔습니다.

이번에 한국과 정상회담에서도 일본이 이처럼 나오는 것 역시 지지율을 끌어모으려는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게 정치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일본의 엔화가 휴지 조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언론들을 통해 들었는데요. 실제로 닛케이에선 2022년 올해 엔화 환율이 30년 만에 최저치가 되는 것이라 경고했습니다.
30년 전 일본의 경제는 세계 2위 규모로 일본 국민들의 생활은 굉장히 풍족했지만, 지금 일본은 30년째 경제성장이 멈춰서 아무런 발전이 없는 상황이기에 과거와 같은 위기가 오면 버틸 수 없다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모두들 일본 경제는 지금이 바닥일 거라 착각했지만, 지하가 얼마나 깊숙이 있는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전 세계는 서로 서로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데요. 부족한 것들을 수입하고 수출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두고 자신들이 조금 유리한 위치에서 있다고 해서 갑질을 하기 시작하면 당연히 관계가 틀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가장 큰 예로 일본이 한국 경제를 무너뜨리겠다며 내놓았던 수출 규제였습니다.

일본은 한국에게 반도체 소재와 장비를 판매했고, 한국은 이를 통해 반도체 완성품을 만들어 전 세계에 판매해왔습니다만 이를 막아섰던 일본의 카드는 참으로 어리석은 결과를 불러왔습니다.
한국을 무너뜨리겠다는 것에 눈이 멀어 자신들이 한국으로 인해 벌어들이던 막대한 경제 규모는 생각지 못했던 것인데요.
한국의 반도체 수출 규모는 세계 1위 수준이기에 소재와 부품을 제공했던 일본 기업들이 큰 이익을 보고 있었으나, 스스로 반도체 소재 수출을 규제하면서 일본이 한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보던 규모가 급감하기 시작했고, 일본 내 반도체 소재 장비 기업들은 한순간에 세계 최대 고객사를 잃었습니다.

여기에 엔저 현상까지 겹치면서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산업은 고객사도 없고 경제도 도와주지 않는 대위이기에 처한 상황입니다. 소재·부품·장비 산업뿐만 아니라 현재 일본의 많은 기업들은 엔저 현상으로 인해 어려움에 부닥쳐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일본의 성장이 멈췄음에도 일본 국민들의 큰 불만이 없었던 이유는 소득이 그대로이지만, 물가 역시 그대로 였기에 버틸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상황으로 전 세계적으로 급격하게 물가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물가 역시 가격 상승을 피할 수 없어 이제는 직접적으로 일본 국민들에게 타격이 가해지고 있는데요. 일본 국민들 삶이 팍팍해지니 당연히 기시다 내각에 대한 낮은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금 같은 상황이 더욱 지속되다간 기시다 정권은 물론이고 경제위기와 함께 일본이라는 국가가 망할 처지에 놓이면서 일본 언론이나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국가적인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아사히 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양국이 많은 현안을 안고 있기 때문에 정치 지도자가 마주할 필요가 있다라며 이번 대화를 계기로 회의를 거듭하고 건전한 관계를 되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전했습니다.

마이니치 신문도 2년 9개월 만에 열린 양국 정상의 대면 회담은 그동안 무너진 신뢰를 되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대일관계를 경시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 달리 한일관계 개선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자민당을 지지하는 보수층은 ‘강제징용 문제 해결의 전망이 서지 않은 채 정상 회담에 응하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라며 기시다 총리가 만약 그런 목소리를 의식하며 흔들린다면 유감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주변국가의 관계를 안정시키는 것은 외교의 기본이라며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라도 기시다 총리는 흔들리지 말고 한국과의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일본 경제 산업성을 비롯한 자영업자들은 그동안 자국의 입국 절차를 까다롭게 규정했던 일본 당국을 비난하며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한국인 관광객이 몰려와야 그동안 침체되어 있던 일본의 경제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비슷한 계산으로 일본이 한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규제 조치가 해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한국은 한일관계가 지금처럼 유지되어도 큰 타격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관계 개선이 절실한 건 일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관계 개선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일본은 잘못된 과거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쳐야 하는 것이 먼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