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권도 3개월이 가라테 3년을 꺾었다”
1998년 스리랑카 경찰대학교에서는 태권도로 훈련된 대원 12명과 가라테로 훈련된 대원 12명의 무술 시합이 있었습니다.
이 대결에서 9대 3으로 태권도 훈련생들이 가라테 훈련생들을 이겼습니다.
이중 태권도 훈련생 1명이 스리랑카 국영 TV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태권도를 3개월밖에 배우지 않았는데 가라테 3년을 배운 상대를 이겼다”고 말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 스리랑카 경찰청은 자국 경찰의 전투력 향상을 위한 공식 무술로 태권도를 채택하였습니다.
가라테 텃밭인 경찰대학교에서 태권도를 지도한 한국인은 바로 이기수 국기원 정부 파견 사범으로 이 사범은 지난날의 추억을 떠올리며 다음과 같이 회상했습니다.

“1997년 제가 처음 파견되었을 때 스리랑카 경찰 학교 체육관에는 일장기가 걸려 있었고 대일본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일본 정부가 지원하여 일본인 사범들을 파견했었고, 가라테와 유도를 수련하고 있었죠.
제가 스리랑카에 처음 파견되어 경찰학교 훈련생들에게 태권도를 3개월 동안 강훈련시킨 후 1998년 전국 경찰 가라테 선수권 대회에 출전하여 종합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 후 경찰학교의 공식 무술이 태권도가 되었고, 경찰학교 체육관에 있던 일장기를 내리고 태극기를 걸었습니다.”
이후 스리랑카 경찰의 가라테 사범과 유도 사범도 이기수 사범에게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하였고 이렇게 현재 스리랑카에서는 한국의 태권도가 가라테와 유도 등 다른 무술들을 누르고 군-경찰 최고의 무술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육군 18개 연대를 비롯해 해군, 공군, 경찰특공대, 경찰대학, 경찰 범죄 수사대, 국가정보원, 대통령 경호대, 장관 경호대에 태권도를 정규 훈련 과목으로 채택시켰고 1만5000여명의 수련생들을 양성하며 태권도를 스리랑카 최고의 무술로 선정되도록 발전시켰습니다.

이렇게 이기수 사범에 공적은 25년째 이어지고 있는데요. 그중 몇 가지 사례들을 살펴보면,
2004년 스리랑카 전국을 휩쓸고 간 쓰나미 재해. 이 당시 한국 교민 1명이 실종된 적이 있었는데요.
이에 주스리랑카 대한민국 대사관에서는 스리랑카 정부에 수색 및 구조를 정식으로 요청했지만 언제 또 쓰나미가 몰아닥칠지 모르는 위급한 상황과 자국민 3만 명의 인명 피해를 본 스리랑카 정부는 한국 정부의 공식 요청에도 깜깜무소식이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이기수 사범은 국방부 수석 사범 시절 지도했던 제자에게 도움을 요청하였고, 육군 장성으로 승승장구한 제자의 명령으로 소속 부대원들이 파견되어 단 1명의 한국 교민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피해 지역으로 수색을 나갔습니다.

또한 스리랑카 북쪽 지역에서 타밀 반군의 폭탄 테러로 갇혀 있던 한국인을 이기수 사범이 지도했던 특수부대 요원들을 파견하여 안전한 곳으로 구출한 적도 있습니다.
2019년에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부활절 폭탄 테러로 스리랑카에서 290명이 사망하고, 500여 명이 부상을 입은 바 있었는데요.
이때에도 이기수 사범에 제자들인 군, 경찰, 국정원 등 네트워크를 동원했고 대사관과 협력하여 정확한 정보 파악과 교민들의 안전을 위해 적극 노력한 적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건 사고들 속에서 태권도를 통한 공공외교의 성과들이 빛을 바라고 있습니다.
이기수 국기원 파견 사범은 군, 경 뿐만 아니라 민간인들 위한 태권도 보급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싱할라어와 영어로 태권도 경기 규정과 태권도 책자를 제작하여 현지 사범들에게 배포하였으며, 현지 사범들이 태권도를 통해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곧 태권도를 보급하는 길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지방을 방문해 세미나와 심사를 하면서도 현지 사범들이 태권도를 통해 성공하도록 지원하고 격려하는 것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때로는 카리스마 넘치고, 때로는 한없이 인자한 이기수 사범의 이색적인 이력이 있는데요.
2016년 현지 국영방송 100부작 일일드라마인 ‘와루나’에서 극 중 악에 맞서는 무술 도사 배역의 주연급 배우로 출연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드라마에서 이기수 사범에게 무술을 전수받는 역할을 한 주연배우 자가스 카밀라는 2013년 뉴욕 국제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아 스리랑카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는 배우라고 합니다.

이기수 사범은 “드라마에서의 배역이 스리랑카 태권도 보급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주재국 국민들에게 TV 방송을 통해 직접 다가가 좋은 이미지를 심고,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역할이었다. 문화 체육을 통한 공공외교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 촬영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출연 배경을 설명하였습니다.
지난 25년간 스리랑카 태권도 지도와 보급의 경험을 통해 만난 수많은 제자들, 정부 주요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한국과 스리랑카의 우호 협력 증진에 가교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습니다.
이기수 사범은 스리랑카 대통령에게 명예 9단을 비롯해 국무총리, 체육부 장관, 군 참모총장, 해 군사령관, 경찰청장, 경찰특공대 사령관, 국가정보원장, 육군 장성 등 주요 인사들을 국기원에 추천하여 명예 단증을 수여하면서 정부 주요 인사들에게 태권도와 대한민국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이기수 사범은 한 인터뷰에서
“태권도 수련을 통해 해외 수련생들에 건강 증진은 물론 그들이 ‘친한파’가 되고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입니다.
태권도를 수련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해외에서 한국의 국가 이미지가 형성될 것입니다. 정부나 기업의 정책은 눈으로 보이고 한시적일 수도 있지만, 태권도는 그들의 정신세계를 변화시키고 바람직한 인간을 형성하는데 기여합니다”라고 전했는데요.

현재 스리랑카에서는 한국의 서울대라고 할 수 있는 최고의 명문인 콜롬보 대학교와 페라 데니안 대학교 등 11개 명문대학교에서 태권도 팀이 창설되어 있습니다.

스리랑카의 리더로 성장할 이들이 태권도 수련을 통해 한국을 이해하고 사회에 진출했을 때 그들이 지니고 있는 한국의 이미지가 장차 한국과의 친선관계를 위해 직,간접적으로 크게 기여하리라 확신한다는 이기수 사범은 “태권도는 공공, 문화외교의 최고의 무기이자 꽃이다”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