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열린 해군 국제 관함식에서 자랑스러운 이순신 장군을 상징하는 조선 수군 대자기인 ‘수자기’가 게양됐습니다.
그러자 일본에서는 어떻게 이순신 같은 반일 영웅을 상징하는 깃발을 게양할 수 있냐며 노발대발했는데요. 그것도 모자라 일본은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평화헌법을 개정하려 꼼수를 쓰다가 딱 걸렸습니다.

최근 자위대를 주제로 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이 일본 내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공개된 드라마 ‘테파치’는 해외에서도 인기 있는 배우들이 나와 가혹한 자위대의 훈련을 받으면서 동료들과의 우정을 그려냈는데요.
자위대와 협업하여 제대로 홍보하고 있는 이 드라마는 일본 내에서도 뉴스, 예능과 함께 대대적으로 띄워주고 있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닌데요.
일본 가요계를 대표하는 쟈니스 아이돌들과 인기 개그맨들이 예능에 나와 자위대를 홍보했고, TBS에서 방영되는 ‘음악의 날’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일본의 유명 가수가 동일본 대지진 10주년에 맞춰 항공 자위대 곡예비행팀과 협업 무대까지 진행했는데요.

한국도 군대에 관한 드라마, 예능은 많이 있으니 별 대수롭지 않았지만, 갑작스러운 일본 방송계의 자위대 홍보는 뭔가 찜찜했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이들의 진짜 의도가 밝혀지자, “역시나 일본이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지난 7월 10일 일본에서 참의원 선거가 열렸습니다. 참의원 선거는 3년마다 전체 참의원 248석의 절반을 새로 뽑는데요. 이날 열린 선거에서 현 집권 세력인 자유민주당(자민당)이 63석,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13석을 획득하며 압승을 거뒀습니다.

그리고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논증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평화헌법’ 개정 여부인데요. 일본 헌법 9조에는 ‘전쟁 포기와 전력(군대) 보유, 교전권 금지’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범국인 일본이 세계 대전에서 패배하면서 포츠담 선언에서 거론된 이 조항을 맥아더 장군이 이끄는 연합군 최고사령부에 의해 개정에 착수되었습니다. 즉, 전범국인 일본에 내려지는 처벌이자 족쇄인데요.

하지만 아베 정권이 들어서면서 일본은 헌법 9조 개정을 계속해서 시도했고, 사실상 명목 상만 존재하고 이미 죽은 법안이라고 봐도 무방했습니다. 여기에 이 명목마저 바꾸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었습니다.
이번 참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의 52%가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일본의 ‘평화헌법’을 개정하는 데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여기에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서 ‘한국이 더 양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절반을 넘었습니다.
일본 매체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헌법 개정에 찬성하는 응답은 2019년 참의원 선거 당시의 25%에서 두 배 넘게 늘었다고 나왔는데요.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국민들의 안보 불안이 커지면서 개헌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국민 여론이 찬성으로 돌아선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게다가 방위비 증가, 원거리 공격 수단 보유 등의 얘기도 많이 나왔습니다. 일본은 한국의 SLBM(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발사 성공과 누리호 발사 성공 소식에 아주 난리였습니다.
그때도 일본인들은 주변국들이 이렇게 전쟁을 준비하는데 우리도 헌법을 개정해서 준비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국을 비난하고 견제하는 척하면서 자신들의 속내를 채우려는 일본의 속셈인데요.

예전에 일본 외무성이 제주 국제 관함식에서 한국이 ‘수자기’를 게양한 것에 대해 한국에 항의한 적이 있는데요. 관함식에 쓰인 수자기는 조선시대 삼도수군통제사가 사용하던 깃발입니다. 즉, 조선시대 우리나라 남부를 지키던 수군의 깃발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당시 NHK 등 일본 현지 언론에서 화제였던 이 내용은 일본 외무성이 ‘수자기’를 이순신 장군을 상징하는 조선의 수군 대자기라고 한국에 항의한 것이었습니다. 그때 일본은 “이순신은 ‘반일 영웅’으로 한국에서 신격화했다”라며 이순신 장군을 비난했는데요.
일본의 침략을 막은 전 세계 해군 역사상 손에 꼽는 이순신 장군을 반일이라고 얘기하는 어이없는 상황입니다. 이순신 장군만 보면 벌벌 떨었다던 당시 일본 수군처럼 지금 일본도 깃발만 봐도 떨렸던 걸까요.

그리고 놀라운 건 일본 외무성의 한국의 ‘수자기’에 대해 항의한 이유는 해상자위대 함정에 욱일기 게양을 인정하지 않았던 한국 정부 방침이 모순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한국의 수자기와 일본의 욱일기를 동일선상에 두고 있다는 뜻인데요. 욱일기는 엄연히 전범기입니다. 일제는 당시 아시아 전역에서 패악질을 부리며 온갖 전쟁범죄를 일으켰습니다.

그런데 수자기는 되고 왜 욱일기는 안 되냐는 일본의 황당한 주장은 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드는데요. 잘못을 뉘우칠 생각이 전혀 없는 일본입니다. 이에 최근 전 일본 경제산업성 관료 고가 시게 아키는 “저는 전쟁이 날 것 같으면 도망칠 겁니다.”라며 현재 일본의 상황을 꼬집었는데요.
아베 정권 당시 관료였던 시게아키는 아베의 헌법개정 시정을 두고 헌법 99조에 위배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 헌법 99조에 의하면 총리는 헌법을 존중하고 옹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렇다는 건 아베는 총리로 실격이라는 소리인데요.

그러면서 총리에게 권한이 없는 인사권 참여라던가 언론 탄압 등을 설명하면서 현 사태는 정말 말도 안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본 정부의 행정기관에서 일했던 관료까지 환멸 하는 일본의 현상입니다.
게다가 일본 참의원 후보들은 한일관계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가 더 양보해야 한다’며 52% 이상이 답변했는데요. 여당인 자민당을 포함한 대부분의 정당 후보자가 한국이 더 양보해야 한다고 말한 것입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더 양보해 달라는 꼴이 아닐 수 없는데요.

다시 한번 전쟁을 준비하는 일본. 사람은 변하지 않듯이 일본도 다시 역사를 반복하려고 하는 것일까요. 그들이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 옛날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을 만큼 강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