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7월 21일 미 항공우주국 NASA 소속 닐 암스트롱은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디뎠습니다. 달에 발을 내딛는 순간 그는 “한 인간에게는 작은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거대한 도약이다” 라는 명언을 남겼는데요. 이 말은 지난 50년간 인류에게 가장 큰 감동을 남긴 말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얼마 전 대한민국 역시 달에 착륙한 것만큼이나 거대한 도약을 실행했습니다. 한국 최초, 세계 7번째 달 탐사선 ‘다누리’를 쏘아 올렸기 때문인데요.
2022년 8월 5일 오전 8시 8분 미국 플로리다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 9’에 실린 상태로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다누리호를 본 한국인들은 가슴이 뭉클했는데요. 아무 사고가 없다면 다누리호는 약 4.5개월 뒤인 12월 16일 달 궤도에 도착한 후 12월 31일 임무를 수행할 달 상공 100km에 안착하게 됩니다.

그런데 다누리호는 다른 국가에서 쏘아 올린 기존 달 탐사선 보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유독 관심을 쏟는 이유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인류 최초 임무를 수두룩하게 수행하기 때문인데요.
우선 다누리는 가로 1.82m, 세로 2.14m, 높이 2.19m의 소형차 크기에 무게가 678kg에 달합니다. 2007년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 세부 로드맵에 명시된 후 15년 만에 실제로 하늘로 날아올랐는데요. 약 7년간 2,367억원이 투입됐습니다.
사실 팰컨9에 실려서 날았을 뿐 대부분의 기술은 한국이 직접 개발했는데요. 총 6개 탑재체 중 5개가 국내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이 개발했습니다.

다누리호가 전 세계 과학자들의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달에 직접 착륙한 아폴로 프로젝트를 제외하고 이제껏 쏘아 올려진 달 탐사선 중 달을 가장 가깝고 정밀하게 관측하기 때문입니다.
다누리가 수행하게 될 세계 최초 임무. 그 첫 번째는 한국천문연구원이 직접 개발한 ‘폴캠’을 이용해 달 표면을 정밀 관측하게 됩니다. 이는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가장 흥미를 보이는 임무이며, 가장 획기적인 장비라고 소개한 장비입니다.

그간 편광카메라를 이용해 지구 이외의 천체를 정밀하게 관측한 사례는 없는데요. 다누리호는 이 폴캠을 이용에 달을 정밀 촬영한 후 이를 지도로 작성하게 됩니다.
천문학자들은 다누리의 폴캠이 제공하게 될 자료를 통해 달의 특이 지형으로 불리는 ‘요정의 탑’ 정체를 파악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요정의 탑’이란 아폴로 프로젝트 당시 달 상공 160km에서 찍은 달 표면 사진에서 발견됐는데요. 꽈배기처럼 꼬인 탑 모양의 특이 구조물입니다. 이 폴캠을 이용해 달의 생성 과정과 지질 구조를 상세히 관측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특히 달 표면에 티타늄이 얼마나 존재하는지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 번째는 NASA가 개발한 ‘섀도우캠’을 이용해 달에서 물의 존재를 확인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달 탐사를 시도했던 국가 중 아예 달의 위성을 충돌시키는 방법으로 달을 연구한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인도의 ‘찬드라얀 위성’인데요.
2008년 10월 22일에 발사된 찬드라얀 1호는 계획대로 달의 남극 부분에 충돌해 파편을 분출시켰는데요. 이 파편들에서 물이나 얼음의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확인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껏 그 어떤 탐사선도 물의 존재를 직접 확인한 적은 없기 때문에 만약 다누리호가 물의 직접 존재를 확인한다면 달 개척의 신기원을 여는 국가가 되는 것입니다.
NASA가 개발한 섀도우캠은 미국 2008년에 달에 쏘아 보낸 장비와 비슷하지만 성능은 200배 이상 증가시켰기 때문에 빛이 들지 않는 영구 음영 지대의 모습도 자세히 촬영해 얼음과 물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임무는 달 표면에서 발견되는 자기장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개발한 자기장 카메라로 달의 미스터리를 풀 계획인데요. 지금껏 알려진 바에 따르면 달의 핵은 아주 차갑게 식은 금속이고 크기도 너무 작아 지구처럼 핵의 회전으로 자기장을 발생시킬 수 없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그간 위성들이 달 표면의 곳곳에서 강력한 자기장의 존재를 확인했는데요. 다누리호가 자기장 측정 데이터를 통해 달 전체의 자기장 분포를 알아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 임무는 한국인으로서 충분히 뿌듯하게 느껴도 좋을 임무인데요. 바로 BTS의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를 달에서 재생시켜 지구로 전송시키는 실험입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달탐사에 맞춰 우주 인터넷 장비를 개발했는데요. 달 궤도를 도는 다누리호에서 BTS 뮤직비디오를 틀고 지구로 실시간 스트리밍하는 실험을 진행합니다.

지구와 다누리호 간 우주 인터넷 통신 기술을 검증하고 메시지 및 파일, 실시간 동영상 등을 전송하는 실험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만약 이 실험에 성공한다면 앞으로 달에서 탐사선이 보내오는 실시간 영상을 통해 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CCTV처럼 확인할 수 있는 날이 오게 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3개월 뒤 우리 다누리호가 보낼 정보에 전 세계가 집중하고 기대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