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 시즌을 맞아 2022 2023 ISU 쇼트트랙 월드컵이 개최돼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4일부터는 미국 솔트레이시티에서 월드컵 2차 대회가 열렸는데요.
한국은 남녀 팀 모두 우수한 성적을 보여주며 쇼트트랙 강국 대한민국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7일에는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이 5000m 계주에서 한국팀은 중국과 엎치락뒤치락하며 치열한 것 이어갔습니다. 마지막 주자인 박지원 선수가 나왔고 아웃코스를 절묘하게 파고들어 중국 선수를 완벽하게 추월해 은메달을 차지했는데요.

그런데 이날 경기에서 마지막 주자였던 박지원 선수가 중국 선수를 추월하며 여유 넘치는 태도로 손가락을 까딱까딱하는 참교육하는 장면이 전 세계에 큰 화제입니다.

실제로 경기가 끝난 후 박지원 선수는 인터뷰를 통해 “레이스 내내 손을 쓰며 반칙한 중국 선수에게 경고의 뜻으로 손짓했습니다. 국가대표 선수로서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한 교육 목적이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박지원 선수의 교육 목적을 알게 된 해외 네티즌들은 영상에 1만개 이상 댓글을 올리며,
“너무 통쾌했다. 속 시원한 세리머니였다”
“한국 선수가 중국 선수에게 경고를 주지 않았다면 뒤에 있는 다른 국가 선수들에게 어떤 일이 생겼을지 모를 일이다”
“중국을 견제한 은메달이 더 금메달 같다”라며 환호하는 반응이었습니다.
외국 선수들 역시 국제 대회에서 중국 선수들의 잦은 반칙으로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인데요.

전 세계 선수들이 박지원 선수의 참교육에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만은 다른 반응을 보이며 흥분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5000m 계주 경기전 중국에서는 뼈아픈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인데요.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진이 중국 소속으로 처음 국제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나오자마자 페널티를 받아 계주에서 탈락한 것입니다. 이 탈락은 린샤오쥔 개인의 수모일 뿐만 아니라 중국대표팀에게는 대참사가 됐습니다.

린샤오쥔은 지난달 31일 끝난 월드컵 1차 대회에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 도중에 일본 선수의 무릎을 손으로 밀어 반칙 판정을 받았고 중국 대표팀을 실격으로 몰아넣었습니다.
2018 평창올림픽에서 1500m 금메달을 따는 등 한국 쇼트트랙 간판으로 활동하던 린샤오쥔은 2019년 후배 황대현 선수의 바지를 내리는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선수 자격 1년 정지의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강제추행 혐의 등은 무죄를 선고 받았지만,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귀화했는데요.
린샤오쥔은 귀화 후 곧 중국인처럼 보였고, 2022 베이징 올림픽 출전을 노렸지만, 국적을 바꿔 출전 시 3년이 지나야 한다는 규정상 출전이 무산됐습니다.

출전 자격도 얻지 못한 린샤오쥔이 지켜보는 가운데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황대헌 선수가 린샤오쥔의 주 종목인 1500m에서 금메달을 땄습니다.

중국의 인기와 신뢰를 얻기 위해 귀화 후 빨간색 옷만 입으며, 발 빠른 행동을 보였던 린샤오쥔에게 이번 대회는 4년 만에 밟아보는 국제무대였는데요.
나오자마자 중국스러운 실격을 당하자, 한국국가대표로 뛰던 당시 간판으로 좋은 기량을 보여주며 활약했던 그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중국화가 완료됐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린샤오쥔은 반칙을 하면서 혼자 넘어져 펜스에 부딪힌 이후 허리를 다쳤다는 핑계를 대며 남은 종목 전체에서 기권을 했는데요. 이에 현재 중국에서는 린샤오쥔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데요.
“중국이 대륙다운 아량으로 4년을 기다려 주었지만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는 선수에게 더 이상 기회를 줄 필요가 없다”
“중국 돈을 받으면서 대체 4년 동안 뭘 한 건가?”
“자신의 경기조차 소화하지 않고 돈만 축내는 선수는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

중국인들이 린샤오쥔을 내치는 데는 이유가 있는데요.
최근 헝가리 쇼트트랙의 간판스타 리우 형제가 중국으로 귀화할 것으로 추측되며 빙상연맹에 동의를 요청했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이들 형제는 중국인 아버지와 헝가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어렸을 때는 중국에서 생활하기도 했는데요.
리우 형제는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갖춘 선수들로 평가받습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헝가리가 남자 5000m 계주에서 우승하며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선 동생 샤오앙이 남자 500m 금메달과 1000m 동메달을 땄습니다.

함께 출전한 혼성 2000m 계주에서도 동메달을 획득했는데요. 동생 샤오앙은 지난 4월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500m, 1000m, 1500m에서 3관왕에 올랐습니다.
형제가 귀화한다면 중국 대표팀의 전력이 크게 올라갈 전망입니다. 리우 형제는 오는 2026 밀라노 동계올림픽에 중국 대표팀으로 출전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세계 우수선수들에게 손을 뻗치며 중국화하고 있습니다. 어느 때보다 우리 한국 선수들에게 격려와 힘이 필요한 상황인데요.
스피드와 지구력으로 무장한 우리 선수들이 이번 월드컵에서 정정당당하게 좋은 성적 내길 바라며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