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비교 질문에 본전도 못 찾는 일본 기자” 할리우드 배우에게 제대로 당하다

얼마 전 일본 연예계에서 대형 사고가 터졌습니다.

일본의 유명 희극배우 유리양 레트리버가 프로레슬러 역을 맡아 TV 드라마를 촬영하던 도중 뇌 손상을 당하는 일이 발생한 것인데요.

그녀는 현장에서 ‘머리 내 동생이’ 연기만 100번 넘게 반복했다고 합니다.

해당 장면 초반부터 머리에 통증을 느꼈지만 말하지 않고 촬영을 계속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배우가 아프다는 말조차 못 하는 업계 분위기도 문제지만, 현역 프로레슬러에게도 부담이 큰 과격한 동작을 아무런 안전 대비 없이 진행하는 촬영 현장에 대해 일본 안팎으로 후진국 방식이라는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이번 사건이 워낙 큰 사고이다 보니 조명받고 있지만, 아마추어급인 일본 촬영 현장에서 사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러한 현실에도 일본은 정신 못 차리고 한국 영화계와 자신들을 비교하고 있는데요.

이것이 단적으로 잘 드러나는 일화가 있습니다.

‘스파이더맨’ 월드 프로모션을 위해 할리우드 인기 영화배우 제이크 질렌할이 한국을 먼저 방문한 뒤 일본을 찾은 상황이었는데요.

앞선 한국 일정을 의식했던 것인지, 일본인 기자는 영화 시사회장에서 “‘스파이더맨’도 그렇고 ‘옥자’도 그렇고 국제적인 제작진들과 함께 작업을 많이 하셨다고 들었는데, 한국과 일본 양쪽 촬영을 겪어보신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라며 이어서 “한국보다는 일본 영화 촬영 현장이 더 편하지 않았냐”며 원하는 대답을 유도했습니다.

하지만이 일본인 기자는 옥자를 언급하면 안 됐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열렬한 팬 제이크 질렌할을 잘못 건드렸던 것인데요.

“한국 스태프들과 함께 일한 것은 최고였습니다.

하나같이 정말 재능이 뛰어나거든요. 특히 봉 감독님은 같이 일해본 재능있는 분들 중 한 분이시죠.

그냥 천재예요. 그런데 사람이 친절하기까지 해요”라고 답변하며 갑자기 이야기가 봉준호 감독 찬양으로 바뀌면서 끝도 이어졌습니다.

중간에 말을 자르지도 못하고 듣고 있는 일본인 기자의 허탈한 표정에 자신이 너무 투머치토커였음을 뒤늦게 깨달은 제이크 질렌할은 “봉 감독님 얘기만 나오면 나도 모르게 그만..”이라고 머쓱하게 말을 끝맺어, 현장은 웃지 못할 상황으로 마무리 되었다고 합니다.

한국을 교묘하게 깎아내리고 일본 칭찬을 들으려 했다가 오히려 본전도 못 건진 상황인데요.

그런데 사실 제이크 질렌할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 촬영 현장을 겪어본 할리우드 배우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극찬합니다.

한국과 인연이 많은 틸다 스윈튼도 봉준호 감독과 일해본 일해 본 경험에 대해


“제가 꿈꿔왔던 것 훨씬 그 이상이에요.

놀랍도록 영화에 관한 모든 것을 완벽히 세팅하고 준비가 잘 되어 있어요.

그러면서도 모든 사람들이 프레임 안에서 자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어요.

봉준호 영화의 모든 여정이 저에게는 최고의 파티에 참여하는 기분이에요”라고 말한 바 있는데요.

미국의 유명 배우이자 영화감독인 에드 해리스 역시


“세트장에 봉 감독 나타나면 그곳은 마치 봉준호 월드 같아요. 그가 디렉팅을 어떻게 할지 이미 다 계획되어 있거든요. 그런데도 타인의 의견을 들으면서 어떻게 진행할지 방향성에 확고한 신념이 있어요. 같이 일할 때 즐거운 사람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말에는 주목할 만한 공통점이 있는데요. 봉준호 감독의 사람 됨됨이에 대해 칭찬하는 한편, 그의 지휘 아래 돌아가는 한국의 영화 제작 시스템을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한국 영화는 촬영할 때 미리 준비된 철저한 계획에 따라 세트장 안의 모든 것들이 효율적으로 돌아가는데요.

동시에 그 안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반영되어 더욱 높은 퀄리티의 결과물이 나옵니다.

할리우드가 놀라는 한국 영화 촬영 시스템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첫 번째는 스토리보드를 전부 그려서 촬영에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경우 주요 장면만 그리고 나머지는 각자 알아서 하라는 방식으로 돌아가는데요.

심지어 마블 영화는 쪽대본으로도 유명합니다. 스포일러 방지를 위한답시고, 배우들에게 어떤 장면인지 알려주지도 않고 연기를 시킵니다.

그러나 한국은 다른데요.

일례로 할리우드 배우들에게 ‘박찬욱 감독은 영화 전체를 스토리보드로 그리시는 분이다’라고 소개를 하면 모두가 놀랐다고 합니다.

그의 영화 ‘스토커’에서 주연을 맡았던 미아 와시코브스카는 “촬영 시작 전에 모든 이미지와 디테일을 보여주셨는데 굉장히 섬세했고 많은 은유와 상징을 활용해서 설명해 주셨어요.

또 배우들의 생각이 어떤지 이야기 나눠서 반영해준 것도 좋았죠. 멋진 작업이었어요”라고 호평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를 찍은 크리스 에반스 또한 “보통은 한 장면을 찍을 때 여러 각으로 몇 번씩 찍고 나중에 편집자가 알아서 컷을 짜 맞추거든요. 그런데 봉 감독은 스토리보드가 머릿속에 다 있는 데다 편집까지 벌써 다 정해놓고 있더라고요.

기가 막힙니다. 급이 달인 천재예요. 이건 집을 지으면서 못 한 포대 달라는 게 아니라 ‘못이 53개 필요하다’라고 말하는 거나 마찬가지예요.”라면서 존경심을 내비쳤습니다.

두 번째 한국 영화 시스템의 특별한 점은 현장 편집이라고 하는데요.


영화 촬영 현장에서 방금 촬영한 장면을 이전 장면과 연결하는 작업은 한국 영화계에서는 현재 일반적인 시스템이지만 할리우드에서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촬영이 모두 끝난 다음 따로 편집합니다.

김지운 감독이 할리우드에서 작업했을 때, 미국인들은 현장 편집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납득을 못 하다가 막상 촬영장에서 현장 편집을 보더니 급 태세 전환을 했다는데요.

특히 손도 빠르고 편집 감도 뛰어난 양진모 기사가 간단한 사운드나 특수효과 같은 걸 바로바로 붙여서 보여주니, 모니터를 체크하러 왔던 포레스트 휘태커는 방금 자기가 찍은 장면이 편집돼 있는 걸 보고서 “이거 완전히 미쳤어. 정말 굉장해”라며 그 자리에서 양진모 기사를 스카우트해 갔다고 합니다.

영화계 뒤에 이러한 숨은 노력들을 들으니 한국영화 퀄리티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니 나날이 발전하는 한국영화인데요.

그것도 모르고 한국 영화가 왜 잘 나가는지 분석하는 일본은 ‘전 세계의 넷플릭스 같은 OTT 플랫폼이 널리 퍼진 덕분이다’라며 헛다리 짚고 있습니다.

OTT가 전 세계적으로 한국 영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수단일 뿐 사람들이 꾸준히 보고 자주 찾는다는 것은 작품 자체가 좋고 재밌기 때문입니다.

현재 갈수록 영화산업이 도태되고 있는 일본은 아직도 자신들의 문제가 뭔지 모르고 있는데요.

톱 배우들조차 방금 찍은 장면을 한 번 더 찍고 싶어도 이야기 못 한다는 일본. 배우들도 욕심이 있을 것이고 연습했던 것보다 못 보여준 느낌이면 한 번 더 찍고 싶은 마음이 있을 텐데 그냥저냥 오케이가 나면 넘어간다고 합니다.

확실히 좋은 결과물을 내기에는 아쉬운 현장. 일본 특유의 몸사리는 문화도 한몫하는 것 같은데요.

내가 한 번 더 한다고 말하면 그것도 민폐가 될까 봐 말을 못하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반면 한국은 원하는 컷이 나올 때까지 다시 찍자고 의견을 내는 데 주저함이 없다는 데요.

현장에 있는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물을 내기 위해 소통하고 합심하면서 최선을 다합니다.

한국 영화‘곡성’을 찍은 일본 배우 쿠니무라 준은 한국 영화 촬영 현장을 직접 경험해본 소감을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나홍진 감독이 현장의 모든 걸 컨트롤한다. 일본 영화 현장은 감독이 모든 걸 관리하지 않는다.

또 한국 배우들은 프로 정신이 있다. 미리 자기가 어떤 연기를 해야 할지 충분히 준비하고 온다.

그 덕분에 현장에서 감독의 요구사항을 바로 이해하고 그에 맞게 변한다. 굉장히 기초가 탄탄하고 퀄리티가 높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즐거운 작업이었다.”

모두가 고생해서 찍은 만큼 결실을 맺었던 영화 ‘곡성’ 이 영화로 처음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던 쿠니무라 준은

“칸에 가게 해준 영화가 한국 영화라는 점이 만족스럽다. 다시 한국 영화에 출연할 기회가 있으면 당연히 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거장 고래에다 히로카즈 감독도 최근 한국영화 ‘브로커’를 찍으면서 많이 배웠다고 합니다.

“우선 일본과 달리 한국현장은 노동환경이 철저히 지켜지고 있었다.

일주일에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밤샘 촬영이나 휴식 없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 노동환경을 충분히 지키면서 준비하고 촬영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그 혜택을 나도, 스태프들도 누릴 수 있었다”

수차례 일본 영화의 위기를 언급해온 그는 지금 한국의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해서 일본 영화계도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사실 예전에는 한국도 영화 촬영 현장이 매우 열악했습니다.

하지만 감독부터 스태프 배우들까지 모두의 노력이 모여 오늘날과 같이 많이 개선되었고 이 모든 것들 덕분에 한국 영화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요.

변화를 통해 계속해서 나아가는 한국과 일본의 차이는 앞으로도 점점 더 벌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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