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후 2년 동안 저는 이 터키 참전용사의 사진을 저의 책상 위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른 나라를 형제의 나라라고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유독 터키(튀르키예)에게 만은 ‘형제의 나라’라는 말을 별 거부감 없이 하곤 합니다.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웃나라들 중 형제의 나라라고 부르는 나라는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어려울 때 도움을 준 미국도 형제의 나라라고 부르지는 않는데요.

우리나라는 전 세계 유일하게 터키(튀르키예)만 형제의 나라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돌궐이 고구려와 가까웠고, 같은 기마민족 출신, 언어가 같은 어족에 속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한국전쟁 때 우리나라를 도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우리나라를 도왔던 유엔군으로 참전한 국가는 전투 참가 16개국, 의료지원 5개국, 물자지원 63개국 등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참전을 결정하고 실제 전장에 뛰어든 나라는 미국으로 일본의 주둔 중인 연합군 사령관 맥아더에게 지상군 투입과 군사 목표 폭격 권한을 부여했습니다.
터키(튀르키예)는 1950년 6월 29일에 참여는 결정해 7월 18일에 국무회의 의결 후, 7월 25일에는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승인되었습니다.
미국 다음으로 빠르게 참전을 결정한 터키(튀르키예)는 선발대가 1950년 10월 12일 부산에 도착했고, 5일 후인 10월 17일에는 본대인 제1여단 5400여 명이 부산항에 상륙했습니다.

터키(튀르키예)군은 군우리 전투로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1950년 11월 27일~29일 평양 북쪽 군 우리에서 중공군 2개 사단에 포위당했던 유엔군은 사흘의 전투 끝에 간신히 포위망을 뚫어 안전하게 퇴각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전투에서 터키(튀르키예)군이 군우리 전투에서만 218명 사망, 455명 부상, 94명 실종으로 큰 희생을 당하며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요. 한국전쟁에서 군우리 전투는 가장 격렬하고 파괴적인 전투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한국전쟁으로 인한 터키(튀르키예)군의 피해는 미국과 영국 다음인 총 3623명으로 전사 721명, 부상 2137명, 실종 175명, 포로 234명에 이릅니다.
이렇게 한국전쟁에서 피를 흘리며 우리나라를 도왔던 터키(튀르키예)는 한국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한반도 내 유엔의 평화 활동을 지원했고, 국제무대에서도 한국의 입장을 적극 지지함으로써 희생의 대가가 헛되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터키(튀르키예)군은 자국 수도 이름을 딴 ‘앙카라 고아원’을 경기도 수원시에 세웠고, 터키(튀르키예)군이 최종 출국했던 1966년까지 운영해 640여 명의 전쟁 고아들을 돌보기도 했습니다.

터키(튀르키예)의 이러한 희생과 지원이 있었기에 지금의 한국이 존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코로나 전에 터키의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을 한국에 초청하며 제대로 된 대접을 하곤 했었으며, 터키에 직접 가서 참전용사들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주 터키(튀르키예)대사관 무관을 지낸 한주성 대령이 터키의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방문하며 감사를 표한 적이 있었는데요. 이는 터키(튀르키예)방송을 통해 송출되기도 했는데요.

한주성 대령은 참전용사 협회에 모인 참전용사 한분 한분과 인사를 나눈 후 이야기를 이어 갔습니다.
한 대령은 “2014년 협회를 방문했을 때, 지금은 돌아가신 참전용사의 아들이 저에게 말하길 그의 아버지는 제가 카라뷔크로 오기를 오랫동안 기다렸다고 합니다.”

“그의 아버지는 한 달 동안 매일 협회에 와서 다른 참전 용사들과 수다를 떨고 있었지만, 제가 방문하기 이틀 전에 사망했다고 합니다. 그 아들이 아버지의 사진을 내게 주었는데, 그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 사진을 저에게 주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 후 2년 동안 저는 이 터키(튀르키예) 참전용사의 사진을 저의 책상 위에 올려놓고 있습니다.”라고 말끝이 흐려지더니 이내 흐느끼며 눈물에 말을 잇지 못했는데요.

그런 그를 보며 카라뷔크 터키(튀르키예) 참전용사협회 회장이 말했습니다.
“여러분 대한민국 국방부 한주성 대령의 이번 방문의 이유는 얼마 전 본인이 말한 바와 같이 한국전 참전용사를 기리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감동받았습니다.

한국에서 온 사람들이 우리 참전용사 묘소를 참배한다면, 참전용사들과 터키(튀르키예) 군인들은 얼마나 행복할까요”
이어 한주성 대령은 협회 내 다른 참전용사들과 함께 고)네카티 달기의 묘지를 방문해 경의를 표했습니다.
터키(튀르키예)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한국이 전쟁을 겪고 지금처럼 발전해 나라가 되었다는 것에 매우 뿌듯하고 감개무량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국에게 도움을 줬던 터키(튀르키예)에게 지금 우리가 그 도움을 되갚고 있습니다.
한국 기술이 들어간 세계 최장 현수교인 차나칼레 대교가 2022년 3월 18일 개통했습니다. 24년간 세계 1위 자리를 지키던 일본 아카시 해협 대교를 넘어 한국의 기술력으로 건설 역사의 새 이정표가 세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차나칼레 대교는 공사비 3조 2000억 원을 포함해 총사업비가 4조 2000억원에 달하는 거대 프로젝트로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가 2017년 1월 수주해 이듬해 4월 착공 4년 간의 공사 끝에 완공되었습니다.

에르도안 터키(튀르키예) 대통령은 “차나칼레 대교 완공은 한국과 터키(튀르키예)의 우정과 신뢰의 상징”이라며 “지금까지의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국과 터키(튀르키예)가 제3국에 공동 진출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렇게 한국과 터키(튀르키예)의 관계는 계속해서 발전하며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형제의 나라인 터키(튀르키예)와의 관계가 앞으로도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