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투자!! 격리 중인 미 대통령이 슈트 차려 입은 모습에 ‘조급해진 일본’ 통 큰 투자 보따리 속 한국 기업들의 치밀함

미국의 대통령이 코로나 격리 중에도 수트를 차려입고 카메라 앞에 서며 반도체 법 관련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했습니다. 

그러나 기침을 자주 하는 등 건강이 정상이 아닌 것은 분명해 보였습니다.어지간히 급한 일이 아니면 며칠 더 쉬면서 회복을 기다렸을 텐데 격리 중인 바이든 대통령이 아픈 몸을 이끌고 화상 회담을 하면서까지 만나야만 했던 사람은 바로 SK의 최태원 회장이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을 방문한 최태원에게 연신 ‘토니’라고 부르며 친근함을 보였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 제조업에 약 29조 원을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며, 이미 발표된 9조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투자까지 더 하면 모두 38조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한 것입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이 발표는 한국과 미국이 21세기 기술 경쟁에서 승리하고 있다는 증거이자 역사적인 발표’라고 강조하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10번이나 반복했습니다.

최근 바이든은 유독 한국기업 총수들과 잇따라 회동하는 모습을 언론에 자주 공개하고 있습니다.  경기침체 속에서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자신의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한 이유인데요. 투자는 곧 일자리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바이든이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이며 공급망 안정을 위해 미국 내 부품 비율을 높이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SK가 충족시켜 준 것입니다.


이번 SK의 투자 규모가 11월로 다가온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바이든에게 유리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선거를 약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기대할 수 있는 호재는 한국의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어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최태원 회장과 미국 대통령의 회담이 미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법안 처리 직전에 이루어진다는 것 자체가 의미심장하다고 말합니다.

미국이 자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에 사활을 건 상황인 만큼 만약 SK의 반도체 관련 투자가 발표된다면 한미 양국 관계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최태원 회장의 치밀함이 드러납니다.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투자는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하겠다, 명확히 밝히면서도 반도체 사업에 대한 그림은 희미하게 한 것입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19조 7,000억 원을 연구개발과 소재, 첨단 패키징 및 테스트 시설 조성에 투입하겠다고 밝혔을 뿐 구체적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반도체 투자는 규모도 크고 복잡한데요. 한미 양국 관계 뿐 아니라 중국 등이 포함되는 정세와도 밀접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반도체 세계 전쟁에서 중국을 찍어누르기 위한 바이든의 전략에 한국은 핵심 전력입니다. 미국, 한국, 대만, 일본과 손잡고 중국을 고사시킨다는 칩 4 동맹 중 한국의 반도체는 핵심 중 핵심입니다.

따라서 최 회장의 반도체 투자에 관한 희미한 명세서는 지금 상황에서 몸값을 끌어올리는 최상의 패라고 분석됩니다. 최태원 회장은 이미 여러 차례 2030년까지 52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 바이든에게 준 선물 외에도 여전히 투자 여력이 40조 원에 이른다는 이야기인데요.

즉 실탄은 있는데, 미국이 앞으로 어떤 지원책을 마련할지에 따라 미국에 추가로 반도체 투자를 진행할지 아닐지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고, 미국이 줄 인센티브를 충분히 고려하고 중국과의 관계도 살피겠다는 의도로 협상의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이야기인 것입니다.

얼마 전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금 미국 관료들이 중국이 앞으로 18개월 내 대만에 대해 군사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며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과 대만 간의 양안 관계가 악화되고 중국이 대만에 군사행동을 취한다면 미국으로서는 가장 곤란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데요.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대만 TSMC의 반도체가 가동을 멈추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TSMC가 가동을 멈추면 미국 경제는 물론, 첨단장비, 군사 장비들까지도 멈출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은 지금 520억 달러를 들여 미국 내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확충하는데 속도를 내는 한편, 대만과 달리 반도체 생산이 안정적인 한국의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바이든은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가장 먼저 평택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삼성 반도체를 찾았습니다. 당시 바이든은 이재용 회장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합니다.

“3 나노가 가능한가? 양산에 성공하면, 우리가 사주겠다”

대만과 일본에서는 삼성이 세계 최초로 3나노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고 해도 사 줄 곳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팔 곳도 없는데 삼성이 양산을 할 리 없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처럼, 팔 곳이 분명하기에 3나노를 공개하고 밀어붙일 수 있었던 것입니다.

무엇보다 지금 미국으로서는 삼성이 만들어 낸다면 사야 하는 형편입니다. 27일 주요 외신들은 미 상원이 반도체산업 활성화 법을 승인했고 하원으로 넘겼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원에서 통과될 것이 유력시되고 있는 이 법이 통과되면 최대 수혜는 삼성전자와 TSMC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습니다.

미 상원의 반도체 법 통과와 함께 주식시장은 바로 반응해 외국인들은 다시 삼성전자 주식 6,099 억 원어치를 사들였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몸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수트를 입고 카메라 앞에 앉아 SK 회장을 만나고 있는 미국 대통령을 보면서 당장 조급해진 것은 일본입니다.

최근 일본은 경제 안보 강화 차원에서 반도체 기업인 키옥시아의 새 설비투자에 9,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메모리 분야 세계 1위인 삼성전자에 도전해 보겠다는 의미인데요.

키옥시아는 과거 일본 1위 반도체 업체였던 도시바에서 분리된 회사입니다. 일본 정부가 뒤늦게 반도체에 막대한 돈을 지원하고 있지만, 아무리 돈을 쏟아부어도 기술력도 부족하고, 무엇보다 언제 지진으로 공장이 멈춰버릴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삼성을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홍콩 매체들은, 미국과 중국의 가운데에 끼여 일본이 위험에 처하게 될 수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듯이 미중 사이에 일본이 등 터지게 생겼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국제문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일본은 대만해협 문제가 발생하면 미국 편을 드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 하지만 일본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대만 문제를 두고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고 우발적 문제와 갈등을 다룰 준비는 되어있지 않다. 따라서 일본은 군사적 충돌에 대비하기 전에 충돌을 피하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결국 동아시아의 긴장 관계에서 기술력 없는 일본이 가장 위험한 입장이라는 분석입니다.

반도체라는 키를 쥐고 코로나에 걸린 바이든과 줄다리기를 하는 한국을 바라보며 일본 입장에서는 달라진 한국의 위상을 새삼 다시 느꼈을 것입니다.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