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수혜국’에서 ‘원조 공여국 된 한국에 눈물 흘리는 이유?? “이제껏 선진국들이 한 것은 죽은 방법” 그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아는 한국이라 가능한 방법

한국전쟁 직후 이승만 전 대통령은 아이젠하워 미 대통령에게 “제발 원조를 부탁한다”고 편지를 보냈고 미국은 불쌍한 한국을 돕기 위해 원조를 보냈습니다.

옥수숫가루, 다 찢어진 군복, 남들이 입다 버린 속옷, 분유, 미군이 먹다 버린 잉여농산물을 원조받아 한국은 가까스로 1950년대를 버텼습니다.

그리고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1969년까지도 800억원의 원조를 받았는데요.

이 금액은 당시 한국 전체 예산의 4분의 1수준입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한국은 전 세계 그 어느 국가도 해내지 못한 기적을 세계 최초로 써냈습니다.

개발도상국의 원조를 제공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합니다.

이들을 ‘원조 공여국 클럽’이라고 하는데 한국은 지난 2009년 DAC 24번째 공식 회원국으로 승격했습니다.

‘원조 수혜국’에서 ‘원조 공여국’으로 전환한 유일무이한 사례였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국가는 ‘저주받은 대륙’이라 불리는 아프리카일 것입니다.

뜨거운 햇빛 덕분에 수증기는 증발하다 녹아버려 애초에 구름에 만들어지지 않다 보니 건조한 기후가 이어지고, 건조한 기후에서는 식물이 자랄 수 없고 기아에 허덕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아픔을 인지한 한국은 유무상 원조를 합쳐 2005년 약 500억원에서 2021년 한 해에만 약 6,500억 원으로 확대시켜 약 15년 만에 10배 이상의 지원 규모를 늘렸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타 원조 공여국과는 다른 방식을 채택했는데요.

지난 2009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된 잠비아 출신의 ‘단비사 모요’는 “이제껏 선진국들이 한 것은 죽은 원조”라고 정의했습니다.

타 선진국들은 오로지 돈에만 포커스를 맞춰 지원했지만, 이러한 지원금의 대부분은 부패한 권력자의 주머니만 채워 악순환이 연속되는 것입니다.

“물고기를 주기보다는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라”는 ‘교자채신’. 한국이 세네갈을 도운 방법이 꼭 이와 같습니다.

세네갈은 서아프리카 국가 중에서도 쌀 소비량이 가장 많은 국가로 2021년 기준 연간 1인당 평균 110kg의 쌀을 소비하는데, 이는 한국의 2배 가까운 양입니다.

덕분에 세네갈의 국화는 ‘벼’일만큼 쌀에 대한 애정과 갈망이 컸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도 쌀 소비량의 50%를 외국의 의존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수입도 돈이 있어야 하기에 전체가구의 18.8%는 식량부족을 겪었습니다.

더구나 벼는 모내기부터 수확까지 물속에 잠겨 있어야 하지만 모래가 대부분인 사막에서 이런 환경은 꿈도 꿀 수 없습니다.

이에 세네갈 정부와 국민들의 쌀에 대한 갈구는 높아져 갔고 급기야 한국 농촌진흥청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며, 2016년 ‘아프리카 벼 개발 파트너십 사업’에 뛰어들게 된 배경인데요.

2010년 한국 정부는 아프리카 19개국과 함께 ‘한-아프리카 농식품 기술협력회의체’ KAFACI를 출범했는데, 현재는 23개국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국가가 공통적으로 식량부족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에 농진청은 이들에게 직접 지원하기보다 현지에 적합한 쌀을 재배해 자급률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벼 품종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성과를 보인 국가가 세네갈인데요.

세네갈의 식량 갈증 문제를 해결한 것은 한국에서도 신화처럼 불리는 ‘통일벼’였습니다.

1960년대 필리핀의 ‘국제미작연구소’에 근무하던 허문회 박사는 가난한 한국을 위해 ‘IR667’이라는 품종을 개발한 후 1972년부터 국내에 ‘통일벼’라는 품종으로 보급했습니다.

5년 뒤 한국의 쌀 자급자족을 성공시킨 신화 같은 품종인데요.

다만 생산성이 높지만 단맛이 부족해 1992년 한국에서는 자취를 감췄지만, 아프리카에서는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습니다.

농진청은 통일벼를 베이스로 아프리카 기후와 토양에 맞게 품종개량 연구를 시작했는데 오랜 연구 끝에 태어난 것이 세네갈형 통일벼 품종인 ‘이스리’입니다.

2018년 첫 재배가 시작됐는데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단위면적 당 생산량, 품질 등 모든 면에서 우수했고, 그간 세네갈 주 품종인 ‘사헬’ 품종보다도 밥맛이 뛰어나고 수확량도 3배 이상 높았습니다.

그래서 보급 직후 500헥타르에 불과하던 이스리 재배면적은 2021년 20,000헥타르를 넘어 대부분의 농가가 이스리 품종을 재배하며 식량문제 해결과 더불어 농가 이득에도 큰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혀 의외의 분야에서 세네갈이 한국에 은혜를 갚고 있는데요.

한국이 세네갈을 위해 벼 품종 개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던 2016년 7월 16일 세네갈 정부는 한국의 KT-1 웅비 기본훈련기 4대 구매계약에 서명했습니다.

지금이야 워낙 한국산 무기를 도입한 국가들이 많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아프리카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한국 무기 자체가 수출성과를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세네갈이 나서서 대당 100억 원에 가까운 항공기를 수입하겠다니 당시 엄청난 사건이었는데요.

국내 기술로 개발한 KT-1 기본 훈련기에 세네갈 공군이 요청한 사항을 반영해 제작된 KA-1S는 세네갈을 뜻하는 ‘S’와 세네갈을 상징하는 ‘테랑가의 사자’가 동체 전면이 새겨졌습니다.

원래 2019년 말 인도가 예정됐었으나, 코로나 사태로 지연되다 2020년 5월에 2대를 인도했습니다.

그리고 세네갈 국방부가 주관한 대규모 국가 기동훈련에 참여하면서 외부에 공개됐습니다.

재원도 넉넉하지 않은 세네갈이 400억원에 가까운 돈을 투입해 항공기를 구매한 것은 큰 의미가 있는데요.

그런데 단 한 대의 전투기나 공격기를 보유하지 못한 세네갈이 FA-50도 수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사실 이 내용은 세네갈도 한국의 KAI도 언급을 꺼리는 내용인데요.

지난 2022년 9월 7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항공우주 전문매체인 ‘에이비에이션 위크’는 “아프리카 국가 곧 FA-50 LCA 인수 예정”이라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기사에는 “한국의 KAI가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아프리카의 한 국가에서 FA-50 경공격기를 인도할 예정이다.

KAI 관계자는 고객의 신원과 구입한 항공기의 수량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고 썼는데요.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세네갈이 올여름 4기의 FA-50 경공격기를 배치했다”는 관련된 기사가 몇 개 올라왔다가 순식간에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AI도 세네갈도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름을 밝히지 않은 아프리카의 한 국가는 세네갈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선인데요.

어쨌든 한국산 항공기가 아프리카까지 진출했다는 것은 꽤 긍정적인 뉴스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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